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 문희정(작가) 저 동녘 2011.03.10
작성자
hongjiyoon
작성일
2015-02-25 05:31
조회
1210
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 / 문희정 쓰고, 찍고, 그리다. / 동녘출판사
Naver 책소개
오늘은 어떤 미술관을 가볼까?
골라 보는 재미가 있는 톡톡 튀는 미술관 이야기『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 인사동, 삼청동, 대학로, 종로 등 서울 곳곳에 숨어 있지만 잘 알지 못했던 미술관과 갤러리 29곳을 소개한 책이다. 미술관을 놀이터처럼 드나드는 저자는 자신과 같은 20~30대 여성들이 고민하는 것, 관심 있어 하는 것에 눈높이를 맞춰 마치 친구의 손을 잡아끄는 것처럼 편안하게 미술 감상의 길로 안내한다. 전시를 감상한 후에 가볍게 들를 수 있는 주변의 까페나 레스토랑, 문화축제 정보 등은 미술관 나들이를 더욱 풍성하고 즐겁게 만들어준다. 미술관 관람을 어렵고 부담스러운 것으로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미술관과 친해지는 세 가지 방법, 미술관에 가야 하는 이유, 올바른 전시 관람법, 함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파트너 찾기 등의 알찬 정보들도 소개해 즐거운 문화생활을 누리도록 제안하고 있다.
☞ 북소믈리에 한마디!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을 딱딱하고 어려운 곳, 비싼 입장료를 내야하는 곳으로 생각하고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작가들 또한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채 그들만의 전시를 갖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저자는 이 두 부류를 이어주는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자처하며, 충분히 누리고 즐길 수 있는 양질의 문화 컨텐츠로서의 미술관과 갤러리를 소개한다. 아직까지 갤러리 문턱을 넘는 것이 두려운 사람, 그림 앞에만 서면 머리가 하얘지는 사람, 큐레이터가 다가오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 밥 먹듯이 가는 영화관 대신 새로운 데이트 코스를 짜고 싶은 커플 등에게 미술이 주는 색다르고 즐거운 매력을 느끼게 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저자소개
문희정
저자 문희정
연애질과 예술에 빠져서 방탕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장래희망 칸에 무엇인가 적어야 했던 나이부터 화가를 꿈꿔온 탓에 미술관을 놀이터처럼 드나들었고, 지금은 취미이자 일이 되었다. 문작가 혹은 백수로 불리며 일 년에 몇 법은 작게 전시를 하고 그 외의 시간은 전시를 보며 지낸다. 전시 일정이 빼곡히 적힌 다이어리를 보고 있노라면 적금통장을 보는 것 마냥 든든하다.
“직업이 뭐에요?”라는 질문에 한마디로 대답해야 할 때가 가장 난감한데, 번듯한 직함 대신 평생에 걸쳐서 이루고 싶은 목표 몇 개가 있다. 아직 이루지 못한 것 중 가장 어려워 보이는 것은 쌍둥이 출산과 작사하기.
좋아하는 것은 진한 커피, 어딜 가든 빼놓지 않는 토이카메라, 하루에 두 번 받아도 질리지 않을 꽃다발, 독특할수록 좋은 안경, 레이스가 달린 옷, 빈티지 액세서리, 그리고 카페보다 편안하고 키스보다 설레는 세상의 모든 갤러리와 미술관.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목차
미술관으로 놀러가기 전에 6
날 보러 와요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12
갖고싶은 서재 20
우울한 그대에게 표갤러리 22
이태원 브런치 30
한여름의 테킬라 헛 32
인사동 거리풍경 42
해치지 않아요 아르코미술관 44
10월의 축제 52
미술관과 친해지는 3가지 방법 54
로맨스의 시작 국제갤러리 56
Book Shop 64
수상한 남녀 보안여관 66
떡볶이 마니아 74
고민하다 후회하다 간송미술관 76
도심 속의 아름다운 산사 84
우리 지금 만나 상상마당 86
책 좋아하세요 96
미술관 VS 갤러리 98
스물일곱 생일 재지마스 100
일상에서 만나는 예술 108
K군과 M양의 미술관 데이트 리움 110
달콤한 디저트 126
인사동의 섬 경인미술관 128
꽃 트럭 136
올바른 전시 관람법 138
밤길 서울시립미술관 140
앤디워홀 따라잡기 148
가난뱅이의 그림 쇼핑 오페라갤러리 150
미니인터뷰160
캠퍼스의 로망 서울대학교미술관 162
거리의 작은 변화 170
유기농 현대미술 테이크아웃드로잉 172
주변인 키오스크 182
미술관에 갈 땐 어떻게 입어야 할까 183
Open Your Mind 그림집 184
충분한 인터뷰 194
오래돼서 좋은 쇳대박물관 198
대학로의 뒷골목 206
광란의 밤 플래툰 쿤스트할레 208
UNLIMITED EDITION 216
전시 누구랑 보러갈까 218
내가 모르는 서울 토탈미술관 220
무엇이 사라지고 있는가 230
On Air 텔레비전 12 232
핸드메이드의 가치 242
미술관에서의 야외결혼식 소마미술관 244
특별한 결혼식 252
청춘 건투를 빈다 175 갤러리 254
핸드메이드 명함 만들기 262
전시 정보는 어디 가야 볼 수 있지 264
토요일의 재즈콘서트 대림미술관 266
몽상가들 276
Q&A 갤러리팩토리 278
유쾌한 헌책방 292
김수강을 만나다 공근혜갤러리 294
나의 첫 번째 카메라 302
미술관에는 왜 가야 할까 303
덕수궁의 가을 덕수궁미술관 304
조촐한 맥주파티 312
맹목적이고 순수하고 용감한 대안공간 루프 314
I ♥Sulperman 322
명품이 좋다 신세계갤러리 324
진땀나는 공공미술 334
퀄리티에 대한 고찰 갤러리 라이프 336
젊은 아티스트들의 고군분투 348
미처 소개하지 못해 아쉬운 곳들 354
[알라딘 제공]
출판사 서평
혼자서 서울을 산책할 용기 있는 탐험가와
그림 감상을 취미 삼게 될
그대를 위하여!
바야흐로 춘삼월. 꽃 피는 봄이 오고 있건만, 아직도 옆구리가 시린 불쌍한 청춘들을 위해 혼자서도 충분히 즐거운 ‘미술관 나들이’를 추천하고자 한다. 그렇잖아도 요새 친구들을 만나면 “어느 작가 그림은 색감이 좋더라” “이번에 어느 해외 유명 작가 작품이 어렵게 들어왔으니 꼭 가서 보자” 이런 이야기를 해대는 통에, 미술관에 관심이 없다가도 생기던 찰나였을지도 모른다.
미술관, 늘 우리 가까이에 항상 있고, 과거에도 있었으며, 앞으로도 있을 예정이지만, 마냥 쉽고 편하기만 한 곳은 아니다. 예술의 전당이나 시립미술관 같은 대규모 미술관에서 미술계 거장들의 작품이 바다 건너 올 때마다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어 그나마 조금 본 듯도 하지만, 지금 방금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신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갤러리가 있고, 미술관이 있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설령 그곳에 갤러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할지라도 쉽게 그 문을 열고 들어갈 용기 있는 자는 의외로 많지 않다.
미술에 대해 뭔가 많이 알고 있는 눈치인 친구들 사이에서 나만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큰맘 먹고 갤러리 입구에 섰다. 어색하게 들어가 쭈뼛거리다 “입장료는 어디서…….” 하고 있는 당신, 한 가지 미리 알려주자면 99%의 갤러리에서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렇게 무료로 전시를 개방하고 있는 갤러리는 당신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무지하게 많다는 사실.
하지만 그렇게 들어온 갤러리에는, 하얀 벽에 무성의한 〈무제〉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알 수 없는 그림뿐이다. 이쯤 되면 당신은 슬슬 혼란에 빠진다. “대체 무슨 색감이 좋다는 거고, 뭐가 유명한 그림이라는 거지?” 대충 팔짱을 끼고 최대한 무신경하게 그림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몇 번 끄덕이다 도망치듯 나오고 말 것이다.
그러나 걱정은 마시라. 당신만 그런 것은 아니므로.
그러나 앞으로는 그러지 마시라.
미술관과 갤러리는 우리들을 향해 두 손 벌려 ‘언제든 환영’하고 있으니까.
우리, 미술관에 작정하고 놀러가자!
1년에 몇 번은 자신의 전시를 하면서, 갤러리 문턱을 카페 가듯 수시로 드나드는 젊은 작가 문희정. 그녀는 놀거리가 다양하지 않은 요즘 젊은 친구들이, 나중에 태어날 딸아들이 “엄마 아빠는 어디서 처음 만났어?”라고 물어올 때, ‘클럽’이나 ‘나이트’보다는 ‘미술관’이나 ‘갤러리’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적어도 그 많은 미술관과 갤러리들을 몰라서 못 가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소망도 가지고 있다.
미술관이나 갤러리는 모두가 비슷비슷하게 생긴 것 같아도 모두 저마다의 특성이 있고, 사연이 있다. 가까운 예로, 경복궁 옆길에는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국제갤러리, 학고재갤러리가 나란히 줄지어 있지만, 이 세 곳의 특징은 모두 다르다. 한번만 발품을 팔면 순식간에 갤러리 세 곳에서 각기 다른 성격의 세 작가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그것도 공짜로! 멀리 갈 것도 없이, 서울 시내만 찬찬히 둘러보면 너무나 다양한 미술관과 갤러리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어디부터 가면 좋을지 참으로 행복한 고민에 아니 빠질 수 없다. 이쯤 되면 골라먹는 아이스크림 앞에서 고민하던 시간은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전문교육을 받은 큐레이터가 아니다. 작가라고 하기엔 누추한 이력을 갖고 있는 햇병아리일 뿐이다. 따라서 이 책이 전문 지식으로 가득한 참고서가 될 리 만무하다그런 책은 이미 서점에 많기 때문에 굳이 나까지 나서 종류를 늘릴 필요는 없겠지. 다만 문화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에게 까짓 예술 별거 아니라며 옆구리를 콕콕 찌를 작정이다.
나는 이 책이 관람객의 입장에서 아마추어의 문화생활을 즐겁게 이야기하는 책이 되길 바란다. 문화생활을 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영화관 외에도 결정할 선택의 폭이 넓어지길 바란다. 영화관은 데이트할 때, 크리스마스에, 일주일 만에 얻은 휴일에, 심지어 명절에도, 혼자서, 친구와, 애인과, 가족과도 충분히, 끊임없이, 지겹게 가지 않았나.
―〈미술관으로 놀러가기 전에〉 중에서(본문 9쪽)
때마침 출출한 당신을 위해, 그리고 이왕 나온 발걸음 바로 집으로 돌리기 아쉬운 당신을 위해, 먹거리, 즐길거리, 볼거리까지 가득 실어 두었다. 단 이미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유명한 곳보다는 문희정 그녀가 수년간 다니며 보물찾기 하듯 찾아낸 보석같은 곳들이다. 매우 주관적이지만 그만큼 자신있게 추천하는 곳이다. 어디는 가까이에 맛있는 떡볶이집이 있고, 또 어디에서는 동네 축제를 구경할 수 있으며, 또 작은 노력으로 무엇인가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이 가능한 곳도 있다.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소소하지만 내공 있는 알뜰 정보까지 모아모아 아낌없이 알려 준다.
젊은 작가 문희정! 그녀가 직접 찍고, 그리고, 쓴 ≪미술관에 놀러간다≫! 이 책이 미술관으로 놀러가는 당신에게 때로는 좋은 친구가, 때로는 멋진 애인이 되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1 통의동 보안여관_수상한 남녀
등산복 입고 모텔을 찾는 중년의 불륜 커플도 아닌데 뭐가 어떤가. 난 당당하게 말하겠다. “나는 여관에 자주 간다. 사실 오늘도 다녀왔다.” 음흉한 눈빛을 하고 있으려나? 그렇다면 실망시켜서 죄송하다. 내가 오늘도 다녀온 곳은 통의동 보안여관이었으니까.
보안여관은 2004년까지 실제 여관으로 영업을 했던 곳이다. 하지만 재개발 바람으로 허물어질 위기에 놓인 이곳은 문화예술 프로젝트 그룹인 ‘메타로그’에서 인수해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 뼈대를 드러낸 천장과 군데군데 벗겨진 벽지는 역사 속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화려한 조명이나 장식 없이 곳곳에서 불시에 튀어나오는 작품은 지금까지 전시를 보아 왔던 방법과는 사뭇 다르다. 보안여관에 있는 작품들은 무심코 내딛은 발밑에, 창틀에, 그냥 지나칠 뻔한 화장실 구석에까지 조용히 자리 잡고 있다. 흥미진진한 탐험을 계속하려면, 예기치 않게 불쑥 고개를 내미는 작품을 맞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본문 69~71쪽
[미술관 옆 놀이터] 홍대의 조폭떡볶이, 강남의 베가백, 삼청동의 먹쉬돈나 등 유명한 떡볶이 집은 다 섭렵한 우리는 유명하다던 통인시장의 기름떡볶이를 맛보기로 했다. 처음엔 독특한 생김새에 놀랐다. 즉석에서 바로 무쇠솥에 볶아서 국물이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인데 방앗간에서 직접 뽑은 길쭉길쭉한 쌀 떡볶이는 기름만 넣고 볶은 것과 매콤한 양념장과 함께 볶은 것 두 종류가 있다. 우린 어느 한쪽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두 개 다 시켰는데 부드러우면서도 살짝 느끼한 기름떡볶이와 떡꼬치같이 매콤한 맛을 함께 먹으니 순대나 튀김도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양도 꽤 많은 편.
―본문 74~75쪽
# 2 테이크아웃드로잉_유기농 현대미술
아마도 테이크아웃드로잉을 처음 온 사람들은 가끔 전시도 하는 갤러리 카페 정도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곳은 ‘카페 레지던시’다. 레지던시는 일반적으로 작가에게 일정 기간 공간을 지원함으로써 원활한 작품 활동을 돕는 것을 말하는데, 이곳이 특별한 것은 작가만의 사적인 시간이었던 작업 과정을 대중과 함께 호흡하며 완성해 나간다는 것에 있다.
―본문 174~177쪽
[미술관 옆 놀이터]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 전시 중인 구현모 작가의 키오스크를 살펴보면서 나에겐 생소한 음악 리스트들을 하나하나 찾아 듣게 됐다. 그러면서 이 작가가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지낸 사람처럼 가깝게 느껴졌는데, 작가의 오랜 친구들은 이 리스트를 보며 그를 떠올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처럼 생소해 할지도 모를 일이다.
―본문 182쪽
# 3 신세계갤러리_명품이 좋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도착하면 우선, 신관으로 가자. 이곳 갤러리에서는 2009년에만 17개의 전시가 열릴 정도로 활발하게 운영되는데 〈팝아트의 전설〉 전에서는 데미안 허스트, 앤디 워홀, 알렉스 카츠, 톰 웨슬만, 줄리안 오피 등 비중 있는 팝아트 작가들의 판화 작품이 선보였고, 솔 르윗, 로버트 맨골드, 프래드 샌드백의 3인전이 열리기도 했다. 그밖에 김환기, 김수근, 천경자, 이중섭 등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도 볼 수 있는 곳이다. (…)
국내 최초의 백화점인 신세계백화점 본관에는 오늘의 하이라이트 ‘아트월 갤러리’와 ‘트리트니 가든’이 있다. 신관과는 달리 갤러리가 따로 없이 로비와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앞, 매장과 매장 사이 동선을 따라 곳곳에 작품이 배치되어 있는데, 돌체 앤 가바나, 아르마니, 펜디, 입생로랑, 샤넬,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매장 사이사이에서 그림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본문 326~328쪽
[미술관 옆 놀이터] 청계천의 물줄기가 시작하는 곳에 우뚝 서 있는 이 조형물의 원제는 〈스프링〉이다. 미국의 유명한 조각가인 클래스 올덴버그와 그의 아내 코셔 판 브뤼헌이 만든 것으로 올덴버그는 빨래집게나 재떨이, 옷핀 등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물을 확대해서 조형물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세계 도시 곳곳에 40여 개의 조형물을 세워 왔던 그의 작품이 우리나라에선 거센 반대에 부딪혔는데 역사적 문화적 연관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청계천 복원에 세계적인 이름값의 작가를 내세웠다는 것이 비난의 이유였다.
―본문 334쪽
총 29곳의 미술관과 갤러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즐거운데, 본문에서 못다 한 이야기는 미니 인터뷰를 통해 전달함으로써 객관성과 전문성까지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혹시라도 여전히 미술관을 어려워 할 우리를 위해, 필자 문희정은 중간중간 ‘유용한 정보’까지 덤으로 끼워놓았다. 평소에 너무 궁금한데 누구에게 물어보기는 애매했던 것들, 가령 미술관에는 뭘 입고 가야하는지, 미술관 관람하는 데 필요한 작은 수칙들, 초보 관람자가 처음 미술에 관심을 가지려면 어떤 것부터 해야 하는지, 미술관과 갤러리는 대체 뭐가 다른 건지 등등…….
이 책을 만들면서 이곳에 나온 미술관과 갤러리, 그리고 필자가 제시한 미술관 옆의 많은 놀이터들을 누비며 직접 체험해 봤다. 실제 모습과 분위기가 원고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과 너무 똑같아서 무릎을 치며 웃기도 했고, 또 그 위에 우리만의 느낌을 보태고 더하면서 ‘누가 설명해 주는 곳’이 아닌 ‘나만의 공간’으로 만들어나가는 과정이었다.
지금 당장 미술관에 놀러가자!
Naver 책소개
오늘은 어떤 미술관을 가볼까?
골라 보는 재미가 있는 톡톡 튀는 미술관 이야기『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 인사동, 삼청동, 대학로, 종로 등 서울 곳곳에 숨어 있지만 잘 알지 못했던 미술관과 갤러리 29곳을 소개한 책이다. 미술관을 놀이터처럼 드나드는 저자는 자신과 같은 20~30대 여성들이 고민하는 것, 관심 있어 하는 것에 눈높이를 맞춰 마치 친구의 손을 잡아끄는 것처럼 편안하게 미술 감상의 길로 안내한다. 전시를 감상한 후에 가볍게 들를 수 있는 주변의 까페나 레스토랑, 문화축제 정보 등은 미술관 나들이를 더욱 풍성하고 즐겁게 만들어준다. 미술관 관람을 어렵고 부담스러운 것으로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미술관과 친해지는 세 가지 방법, 미술관에 가야 하는 이유, 올바른 전시 관람법, 함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파트너 찾기 등의 알찬 정보들도 소개해 즐거운 문화생활을 누리도록 제안하고 있다.
☞ 북소믈리에 한마디!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을 딱딱하고 어려운 곳, 비싼 입장료를 내야하는 곳으로 생각하고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작가들 또한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채 그들만의 전시를 갖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저자는 이 두 부류를 이어주는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자처하며, 충분히 누리고 즐길 수 있는 양질의 문화 컨텐츠로서의 미술관과 갤러리를 소개한다. 아직까지 갤러리 문턱을 넘는 것이 두려운 사람, 그림 앞에만 서면 머리가 하얘지는 사람, 큐레이터가 다가오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 밥 먹듯이 가는 영화관 대신 새로운 데이트 코스를 짜고 싶은 커플 등에게 미술이 주는 색다르고 즐거운 매력을 느끼게 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저자소개
문희정
저자 문희정
연애질과 예술에 빠져서 방탕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장래희망 칸에 무엇인가 적어야 했던 나이부터 화가를 꿈꿔온 탓에 미술관을 놀이터처럼 드나들었고, 지금은 취미이자 일이 되었다. 문작가 혹은 백수로 불리며 일 년에 몇 법은 작게 전시를 하고 그 외의 시간은 전시를 보며 지낸다. 전시 일정이 빼곡히 적힌 다이어리를 보고 있노라면 적금통장을 보는 것 마냥 든든하다.
“직업이 뭐에요?”라는 질문에 한마디로 대답해야 할 때가 가장 난감한데, 번듯한 직함 대신 평생에 걸쳐서 이루고 싶은 목표 몇 개가 있다. 아직 이루지 못한 것 중 가장 어려워 보이는 것은 쌍둥이 출산과 작사하기.
좋아하는 것은 진한 커피, 어딜 가든 빼놓지 않는 토이카메라, 하루에 두 번 받아도 질리지 않을 꽃다발, 독특할수록 좋은 안경, 레이스가 달린 옷, 빈티지 액세서리, 그리고 카페보다 편안하고 키스보다 설레는 세상의 모든 갤러리와 미술관.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목차
미술관으로 놀러가기 전에 6
날 보러 와요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12
갖고싶은 서재 20
우울한 그대에게 표갤러리 22
이태원 브런치 30
한여름의 테킬라 헛 32
인사동 거리풍경 42
해치지 않아요 아르코미술관 44
10월의 축제 52
미술관과 친해지는 3가지 방법 54
로맨스의 시작 국제갤러리 56
Book Shop 64
수상한 남녀 보안여관 66
떡볶이 마니아 74
고민하다 후회하다 간송미술관 76
도심 속의 아름다운 산사 84
우리 지금 만나 상상마당 86
책 좋아하세요 96
미술관 VS 갤러리 98
스물일곱 생일 재지마스 100
일상에서 만나는 예술 108
K군과 M양의 미술관 데이트 리움 110
달콤한 디저트 126
인사동의 섬 경인미술관 128
꽃 트럭 136
올바른 전시 관람법 138
밤길 서울시립미술관 140
앤디워홀 따라잡기 148
가난뱅이의 그림 쇼핑 오페라갤러리 150
미니인터뷰160
캠퍼스의 로망 서울대학교미술관 162
거리의 작은 변화 170
유기농 현대미술 테이크아웃드로잉 172
주변인 키오스크 182
미술관에 갈 땐 어떻게 입어야 할까 183
Open Your Mind 그림집 184
충분한 인터뷰 194
오래돼서 좋은 쇳대박물관 198
대학로의 뒷골목 206
광란의 밤 플래툰 쿤스트할레 208
UNLIMITED EDITION 216
전시 누구랑 보러갈까 218
내가 모르는 서울 토탈미술관 220
무엇이 사라지고 있는가 230
On Air 텔레비전 12 232
핸드메이드의 가치 242
미술관에서의 야외결혼식 소마미술관 244
특별한 결혼식 252
청춘 건투를 빈다 175 갤러리 254
핸드메이드 명함 만들기 262
전시 정보는 어디 가야 볼 수 있지 264
토요일의 재즈콘서트 대림미술관 266
몽상가들 276
Q&A 갤러리팩토리 278
유쾌한 헌책방 292
김수강을 만나다 공근혜갤러리 294
나의 첫 번째 카메라 302
미술관에는 왜 가야 할까 303
덕수궁의 가을 덕수궁미술관 304
조촐한 맥주파티 312
맹목적이고 순수하고 용감한 대안공간 루프 314
I ♥Sulperman 322
명품이 좋다 신세계갤러리 324
진땀나는 공공미술 334
퀄리티에 대한 고찰 갤러리 라이프 336
젊은 아티스트들의 고군분투 348
미처 소개하지 못해 아쉬운 곳들 354
[알라딘 제공]
출판사 서평
혼자서 서울을 산책할 용기 있는 탐험가와
그림 감상을 취미 삼게 될
그대를 위하여!
바야흐로 춘삼월. 꽃 피는 봄이 오고 있건만, 아직도 옆구리가 시린 불쌍한 청춘들을 위해 혼자서도 충분히 즐거운 ‘미술관 나들이’를 추천하고자 한다. 그렇잖아도 요새 친구들을 만나면 “어느 작가 그림은 색감이 좋더라” “이번에 어느 해외 유명 작가 작품이 어렵게 들어왔으니 꼭 가서 보자” 이런 이야기를 해대는 통에, 미술관에 관심이 없다가도 생기던 찰나였을지도 모른다.
미술관, 늘 우리 가까이에 항상 있고, 과거에도 있었으며, 앞으로도 있을 예정이지만, 마냥 쉽고 편하기만 한 곳은 아니다. 예술의 전당이나 시립미술관 같은 대규모 미술관에서 미술계 거장들의 작품이 바다 건너 올 때마다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어 그나마 조금 본 듯도 하지만, 지금 방금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신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갤러리가 있고, 미술관이 있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설령 그곳에 갤러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할지라도 쉽게 그 문을 열고 들어갈 용기 있는 자는 의외로 많지 않다.
미술에 대해 뭔가 많이 알고 있는 눈치인 친구들 사이에서 나만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큰맘 먹고 갤러리 입구에 섰다. 어색하게 들어가 쭈뼛거리다 “입장료는 어디서…….” 하고 있는 당신, 한 가지 미리 알려주자면 99%의 갤러리에서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렇게 무료로 전시를 개방하고 있는 갤러리는 당신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무지하게 많다는 사실.
하지만 그렇게 들어온 갤러리에는, 하얀 벽에 무성의한 〈무제〉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알 수 없는 그림뿐이다. 이쯤 되면 당신은 슬슬 혼란에 빠진다. “대체 무슨 색감이 좋다는 거고, 뭐가 유명한 그림이라는 거지?” 대충 팔짱을 끼고 최대한 무신경하게 그림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몇 번 끄덕이다 도망치듯 나오고 말 것이다.
그러나 걱정은 마시라. 당신만 그런 것은 아니므로.
그러나 앞으로는 그러지 마시라.
미술관과 갤러리는 우리들을 향해 두 손 벌려 ‘언제든 환영’하고 있으니까.
우리, 미술관에 작정하고 놀러가자!
1년에 몇 번은 자신의 전시를 하면서, 갤러리 문턱을 카페 가듯 수시로 드나드는 젊은 작가 문희정. 그녀는 놀거리가 다양하지 않은 요즘 젊은 친구들이, 나중에 태어날 딸아들이 “엄마 아빠는 어디서 처음 만났어?”라고 물어올 때, ‘클럽’이나 ‘나이트’보다는 ‘미술관’이나 ‘갤러리’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적어도 그 많은 미술관과 갤러리들을 몰라서 못 가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소망도 가지고 있다.
미술관이나 갤러리는 모두가 비슷비슷하게 생긴 것 같아도 모두 저마다의 특성이 있고, 사연이 있다. 가까운 예로, 경복궁 옆길에는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국제갤러리, 학고재갤러리가 나란히 줄지어 있지만, 이 세 곳의 특징은 모두 다르다. 한번만 발품을 팔면 순식간에 갤러리 세 곳에서 각기 다른 성격의 세 작가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그것도 공짜로! 멀리 갈 것도 없이, 서울 시내만 찬찬히 둘러보면 너무나 다양한 미술관과 갤러리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어디부터 가면 좋을지 참으로 행복한 고민에 아니 빠질 수 없다. 이쯤 되면 골라먹는 아이스크림 앞에서 고민하던 시간은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전문교육을 받은 큐레이터가 아니다. 작가라고 하기엔 누추한 이력을 갖고 있는 햇병아리일 뿐이다. 따라서 이 책이 전문 지식으로 가득한 참고서가 될 리 만무하다그런 책은 이미 서점에 많기 때문에 굳이 나까지 나서 종류를 늘릴 필요는 없겠지. 다만 문화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에게 까짓 예술 별거 아니라며 옆구리를 콕콕 찌를 작정이다.
나는 이 책이 관람객의 입장에서 아마추어의 문화생활을 즐겁게 이야기하는 책이 되길 바란다. 문화생활을 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영화관 외에도 결정할 선택의 폭이 넓어지길 바란다. 영화관은 데이트할 때, 크리스마스에, 일주일 만에 얻은 휴일에, 심지어 명절에도, 혼자서, 친구와, 애인과, 가족과도 충분히, 끊임없이, 지겹게 가지 않았나.
―〈미술관으로 놀러가기 전에〉 중에서(본문 9쪽)
때마침 출출한 당신을 위해, 그리고 이왕 나온 발걸음 바로 집으로 돌리기 아쉬운 당신을 위해, 먹거리, 즐길거리, 볼거리까지 가득 실어 두었다. 단 이미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유명한 곳보다는 문희정 그녀가 수년간 다니며 보물찾기 하듯 찾아낸 보석같은 곳들이다. 매우 주관적이지만 그만큼 자신있게 추천하는 곳이다. 어디는 가까이에 맛있는 떡볶이집이 있고, 또 어디에서는 동네 축제를 구경할 수 있으며, 또 작은 노력으로 무엇인가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이 가능한 곳도 있다.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소소하지만 내공 있는 알뜰 정보까지 모아모아 아낌없이 알려 준다.
젊은 작가 문희정! 그녀가 직접 찍고, 그리고, 쓴 ≪미술관에 놀러간다≫! 이 책이 미술관으로 놀러가는 당신에게 때로는 좋은 친구가, 때로는 멋진 애인이 되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1 통의동 보안여관_수상한 남녀
등산복 입고 모텔을 찾는 중년의 불륜 커플도 아닌데 뭐가 어떤가. 난 당당하게 말하겠다. “나는 여관에 자주 간다. 사실 오늘도 다녀왔다.” 음흉한 눈빛을 하고 있으려나? 그렇다면 실망시켜서 죄송하다. 내가 오늘도 다녀온 곳은 통의동 보안여관이었으니까.
보안여관은 2004년까지 실제 여관으로 영업을 했던 곳이다. 하지만 재개발 바람으로 허물어질 위기에 놓인 이곳은 문화예술 프로젝트 그룹인 ‘메타로그’에서 인수해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 뼈대를 드러낸 천장과 군데군데 벗겨진 벽지는 역사 속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화려한 조명이나 장식 없이 곳곳에서 불시에 튀어나오는 작품은 지금까지 전시를 보아 왔던 방법과는 사뭇 다르다. 보안여관에 있는 작품들은 무심코 내딛은 발밑에, 창틀에, 그냥 지나칠 뻔한 화장실 구석에까지 조용히 자리 잡고 있다. 흥미진진한 탐험을 계속하려면, 예기치 않게 불쑥 고개를 내미는 작품을 맞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본문 69~71쪽
[미술관 옆 놀이터] 홍대의 조폭떡볶이, 강남의 베가백, 삼청동의 먹쉬돈나 등 유명한 떡볶이 집은 다 섭렵한 우리는 유명하다던 통인시장의 기름떡볶이를 맛보기로 했다. 처음엔 독특한 생김새에 놀랐다. 즉석에서 바로 무쇠솥에 볶아서 국물이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인데 방앗간에서 직접 뽑은 길쭉길쭉한 쌀 떡볶이는 기름만 넣고 볶은 것과 매콤한 양념장과 함께 볶은 것 두 종류가 있다. 우린 어느 한쪽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두 개 다 시켰는데 부드러우면서도 살짝 느끼한 기름떡볶이와 떡꼬치같이 매콤한 맛을 함께 먹으니 순대나 튀김도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양도 꽤 많은 편.
―본문 74~75쪽
# 2 테이크아웃드로잉_유기농 현대미술
아마도 테이크아웃드로잉을 처음 온 사람들은 가끔 전시도 하는 갤러리 카페 정도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곳은 ‘카페 레지던시’다. 레지던시는 일반적으로 작가에게 일정 기간 공간을 지원함으로써 원활한 작품 활동을 돕는 것을 말하는데, 이곳이 특별한 것은 작가만의 사적인 시간이었던 작업 과정을 대중과 함께 호흡하며 완성해 나간다는 것에 있다.
―본문 174~177쪽
[미술관 옆 놀이터]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 전시 중인 구현모 작가의 키오스크를 살펴보면서 나에겐 생소한 음악 리스트들을 하나하나 찾아 듣게 됐다. 그러면서 이 작가가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지낸 사람처럼 가깝게 느껴졌는데, 작가의 오랜 친구들은 이 리스트를 보며 그를 떠올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처럼 생소해 할지도 모를 일이다.
―본문 182쪽
# 3 신세계갤러리_명품이 좋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도착하면 우선, 신관으로 가자. 이곳 갤러리에서는 2009년에만 17개의 전시가 열릴 정도로 활발하게 운영되는데 〈팝아트의 전설〉 전에서는 데미안 허스트, 앤디 워홀, 알렉스 카츠, 톰 웨슬만, 줄리안 오피 등 비중 있는 팝아트 작가들의 판화 작품이 선보였고, 솔 르윗, 로버트 맨골드, 프래드 샌드백의 3인전이 열리기도 했다. 그밖에 김환기, 김수근, 천경자, 이중섭 등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도 볼 수 있는 곳이다. (…)
국내 최초의 백화점인 신세계백화점 본관에는 오늘의 하이라이트 ‘아트월 갤러리’와 ‘트리트니 가든’이 있다. 신관과는 달리 갤러리가 따로 없이 로비와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앞, 매장과 매장 사이 동선을 따라 곳곳에 작품이 배치되어 있는데, 돌체 앤 가바나, 아르마니, 펜디, 입생로랑, 샤넬,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매장 사이사이에서 그림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본문 326~328쪽
[미술관 옆 놀이터] 청계천의 물줄기가 시작하는 곳에 우뚝 서 있는 이 조형물의 원제는 〈스프링〉이다. 미국의 유명한 조각가인 클래스 올덴버그와 그의 아내 코셔 판 브뤼헌이 만든 것으로 올덴버그는 빨래집게나 재떨이, 옷핀 등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물을 확대해서 조형물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세계 도시 곳곳에 40여 개의 조형물을 세워 왔던 그의 작품이 우리나라에선 거센 반대에 부딪혔는데 역사적 문화적 연관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청계천 복원에 세계적인 이름값의 작가를 내세웠다는 것이 비난의 이유였다.
―본문 334쪽
총 29곳의 미술관과 갤러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즐거운데, 본문에서 못다 한 이야기는 미니 인터뷰를 통해 전달함으로써 객관성과 전문성까지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혹시라도 여전히 미술관을 어려워 할 우리를 위해, 필자 문희정은 중간중간 ‘유용한 정보’까지 덤으로 끼워놓았다. 평소에 너무 궁금한데 누구에게 물어보기는 애매했던 것들, 가령 미술관에는 뭘 입고 가야하는지, 미술관 관람하는 데 필요한 작은 수칙들, 초보 관람자가 처음 미술에 관심을 가지려면 어떤 것부터 해야 하는지, 미술관과 갤러리는 대체 뭐가 다른 건지 등등…….
이 책을 만들면서 이곳에 나온 미술관과 갤러리, 그리고 필자가 제시한 미술관 옆의 많은 놀이터들을 누비며 직접 체험해 봤다. 실제 모습과 분위기가 원고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과 너무 똑같아서 무릎을 치며 웃기도 했고, 또 그 위에 우리만의 느낌을 보태고 더하면서 ‘누가 설명해 주는 곳’이 아닌 ‘나만의 공간’으로 만들어나가는 과정이었다.
지금 당장 미술관에 놀러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