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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다른 듯 닮은 ‘색다른 미학’ - 경향신문

작성자
hongjiyoon
작성일
2015-02-25 05:30
조회
685
ㆍ동남아시아 화가들 작품 통해 다양한 문화 이해하고 포용

개인과 국가 간의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외국 문화를 접하는 것도 일상이 됐다. 이런 영향으로 미술계에서도 문화 차이에 주목하고,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제안하는 전시들이 열리고 있다.

‘세계 미술의 진주, 동아시아’전




서울 이태원에 있는 이슬람사원에서 발견한 다문화 이미지를 담은 홍지윤의 디지털프린트 작품 ‘리빙 투게더’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열리고 있는 이 전시는 미술사에서 그동안 거의 언급되지 않았던 동남아시아 국가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보여준다. 한국을 포함,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버마·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 등 총 8개국 23명(팀)의 작가가 참여해 작품 70여점을 선보인다. 한가람미술관 감윤조 큐레이터는 “그동안 서구 중심적이었던 전시에서는 잘 접하지 못했던 색다른 미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전시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이동’과 ‘다문화’다. 개인과 국가 간 교류가 활발해진 시대에서 접하게 되는 다문화에 대한 성찰이 작품의 주를 이룬다. 이수영·리금홍 작가는 서울 가리봉동에 있는 중국 거리와 향신료 냄새 속에서 문화적 차이를 느끼고, 다문화적 요소를 아카이브적으로 제시한다. 식민 역사의 아픔과 혼란이 여전한 필리핀의 작가 레슬리 파베즈는 미국화된 필리핀 사람들의 정체성에 대해, 그들을 그린 회화를 통해 질문을 던진다. 한국 작가 김수자는 보따리를 싣고 세계 곳곳을 다니는 영상 작품으로 현대인의 유동적인 삶에 대한 연민과 성찰을 보여준다. 한국 다문화축제를 영상으로 담아낸 임민욱의 작업은 다문화가정과 관련한 관급 행사가 갖고 있는 모순적 측면을 보여준다.


미술 관련 지식이 없는 태국 농민들에게 서양의 명화를 보여주고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살펴본 태국 작가 아라야의 영상작품 ‘두 개의 행성에 있는 네 개의 작품’ 시리즈 중 일부.

전시에 참여한 많은 작가들 또한 노마드적 삶을 살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출신국가와 다른 나라에서 공부하고,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은 자신들의 다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나 싱가포르에서 살며 작업하는 셔먼 옹은 싱가포르에 이민온 커플들의 일상을 영어가 아닌 힌두어, 인도네시아어, 이탈리아어, 타갈로그어, 중국어, 독일어로 인터뷰해 만들었다.

감 큐레이터는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다른 문화와 융합하고자 하는 포용성이 미술 작품을 통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를 보면서 인식의 폭을 넓히는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문화라는 개념 또한 다양성에 대한 개방적 사고와 문화의 혼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의미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12월5일까지. 관람료 성인 2000원. (02)580-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