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학보사 『대학신문』 문화부
작성자
hongjiyoon
작성일
2015-02-25 05:01
조회
957
영상에 담긴 한국화의 정서
[연재] 한국화의 맥을 잇는 사람들 ③홍지윤
2006년 05월 13일 (토) 18:50:12 이지은 기자 snoopy5@snu.ac.kr
한국화의 무대가 화선지에서 스크린으로 옮겨졌다. ‘The Four Seasons’. 먹으로 쓴 영어 알파벳이 영상의 시작을 알리면 은은한 수묵화를 배경으로 시의 한 구절이 지나간다. 이어 잔잔한 음악과 함께 먹의 번짐으로 표현된 점과 면이 화면을 채운다. 먹선으로 그려진 여인은 춤을 추고 꽃은 붉어졌다 노래졌다 하며 다양한 색감을 보여준다. 작가 홍지윤씨의 한국화 작품 「사계(四季)」의 모습이다.
홍익대 동양화과 대학원을 졸업한 홍지윤씨는 피렌체 비엔날레 로렌조 일 마그니피코 상을 두 번 수상했으며 유럽과 아시아 전역에서 전시회를 열어 온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디자인정글아카데미에서 ‘홍지윤의 퓨전동양화’를 강의하고 있다.
홍씨는 동양화의 전통을 기반으로 기법과 소재의 다양화를 통해 현대인이 한국화의 정서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는 한국화의 영역을 회화에서 영상으로 넓히고 음악, 소리 등 청각 자극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한국화의 혁신을 꿈꾼다.
고전적인 수묵화와 첨단과학의 총아인 영상매체가 결합된 ‘수묵영상’을 의외라고 생각할 사람이 많을 터. 그는 동양화를 우리의 현실과 어떻게 연관시킬까 고민하던 중 현대인의 생활과 밀접한 영상매체가 그 해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둘의 결합을 시도했다고 한다. 그는 “수묵화가 정지된 것이라면 영상은 흥미진진함이 함축된 동적인 것”이라 말한다. 그의 영상작품 「큰 새 붕(鵬)」에서는 노래 「문 리버(Moon River)」가 흐르는 가운데, 수묵담채의 담백한 풍경을 담은 화면 속으로 새 ‘붕’이 날아간다. 또 다른 영상작품 「가을날 저녁예에서는 가을밤 흔들리는 나뭇가지의 모습을 첼로의 선율과 함께 담아냈다.
홍씨는 언어 자체를 소재로 사용해 현대적 의미의 문인화를 창조하고 있다. 그는 언어를 사용하는 이유를 예술의 문학성과 글자의 조형성 두 가지로 설명한다. “모든 예술은 문학에 바탕을 둔다”고 생각하는 홍씨에게 시(詩), 서(書), 화(畵)는 하나다. 「사계(四季)」에는 각 계절을 주제로 그가 직접 쓴 시가 등장한다. 그의 작품에서 한글과 영어 알파벳은 그 자체가 조형적 요소가 돼 이미지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수묵영상 「백만 송이 장미」에서는 ‘백만 송이 장미’라는 글자가 소용돌이 모양으로 계속 나타나 많이 피어있는 장미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사계(四季)」에서는 한글과 병치된 영어 단어가 우아한 풍미를 자아낸다.
영상이라는 현대적인 매체에 서양음악, 영어 알파벳 등 이국적인 재료를 담아내지만, 그는 그런 작품에서 한국적인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홍씨는 “단순함을 추구하고 자연과 사람을 존중하는 것이 한국화의 정서”라며 “이것은 지극히 현대적이고 미래적이기도 한 주제”라고 말한다.
홍씨는 지금 독일 월드컵을 기념해 뮌헨시청 갤러리에서 열리는 예술행사 ‘빌라 발트베르타(Villa Waldberta)’에 초청받고 다른 외국인 작가들과 함께 전시를 준비 중이다. 그는 지필묵으로 시와 편지를 써서 함께 나눠 갖는 ‘랑잠쇼(Langsam Show)’를 통해 외국인들에게 동양의 정신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브라질 음악가와 함께 국악을 브라질 풍으로 연주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적인 매체를 통해 한국의 전통적 정서를 세계에 알리고 있는 홍지윤씨. 그의 소망대로 ‘작은 돌멩이 하나에 깃든 정신을 사랑하고 그것에 감정을 이입해 자신의 철학을 담아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의 정서’는 매체를 초월해 유효하리라 믿는다. 홍지윤씨의 더 많은 작품을 감상하려면 홈페이지(http:// www.hongjiyoon.com)를 방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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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의 풋풋한 여학생 기자의 질문에 정성스럽게 답장을 했다. 그동안 나의 궤적을 짚어 보았던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 Original Message ----- From: "이지은" snoopy5@snu.ac.kr To: 홍지윤 Date: Fri, 5 May 2006 17:57:33 +0900 (KST) Subject: 대학신문 문화부입니다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학보사 『대학신문』 문화부 이지은 기자입니다. 먼저 독일에서 작품 활동을 하느라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홍지윤 화가님게서 알려주신 사이트에 들어가서 작품을 감상하고 몇 가지 질문을 생각해 보았는데 답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한국화를 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언제, 어떤 일 때문에 한국화를 하기로 결심하셨나요?
다섯 살 때부터 그림을 그렸어요. 당연히 이다음에 나는 화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랐지요. 어려서 저는 지금은 없어진 성심국민학교를 다녔어요.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 중 ‘인연’에 나오는 아사코가 다녔던 학교지요.
수녀님께서 교장선생님이신 카톨릭 재단에서 운영한 학교로 오래된 서양식 건물에서 낭만적인 분위기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외국인학교도 함께 있었고 무엇보다 미술선생님이 따로 계셨던 사립학교여서 미술 환경적으로 좀 더 특별한 교육을 받게 되었던 것 같아요. 어려서부터 늘 그림을 그리는 일이 생활이었고 자연스럽게 중학교를 예술학교에 다니다 보니 여러 장르의 그림은 물론 다양한 예술을 두루 접할 수 있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주로 수채화를 즐겨 그렸고 또 잘해서 선생님들께 칭찬도 많이 받고 그랬는데 중학교 실기 시간 중에 그렸던 부감 법을 사용하여 수묵담채화로 그렸던 학교부근 덕수궁 뒤쪽의 기와지붕풍경그림이 처음 그린 동양화그림이었어요.
그 그림이 중학교 미술교과서에 실리면서 저와 그림을 사랑하셨던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의 인상에 가장 많이 남았어요.
아마도 수채화를 오래 그리다보니 주로 물을 사용하는 동양화기법이 제게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대학의 진로를 정하는데 인문계를 목표로 공부하다가 짬짬이 다니던 화실에서 알게 된 선생님께서 수채화를 즐기고 잘 그렸던 저에게 물로 그리는 그림인 동양화과를 추천 해 주셔서 지금의 한국화과인 동양화과 전공으로 홍익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2. 자신의 작품에서 한국화에 어떤 혁신을 꾀하고 있으신지요? 또한 영상예술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는데요.
미술은 시대와 문화와 정치 사회를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나는 혁신이라는 거창한 말보다 발전적인 의미에서의 예술은 또 작가의 작업과정은 작가주위를 둘러 싼 과거가 밑바탕이 된 현실을 작업에 반영하고 현실이 반영된 미래를 항상 의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자세에 이러한 의식이 토대가 되었을 때 ‘혁신’이 가능 할 것입니다. 혁신이라는 말을 굳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예술자체가 혁신이어야 합니다. 예술가는 무언가 새로운 것, 남들이 하지 않았던 어떤 것을 실험하고 늘 앞에 나서서 그 시대의 문화와 후진을 이끌어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한국화의 긍정적인 혁신방향은 급격한 테크놀로지의 향방에 원활하고 유연하게 움직이되 적절한 무게감을 가지고 예술의 가치가 상실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동양적 사유, 즉 자연과 사람의 마음을 담은 철학이 작품에 공존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전시장에 걸리고 미술만을 위한 한국화가 되기보다는 동양적인 또는 한국적인 정서를 가지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귀 기울이고 접근해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한국화의 혁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작가인 나에게 있어서의 과제입니다.
쉽게 말해서 앞으로의 한국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삶의 철학을 이야기하게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제시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을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감동을 유발할 수 있어야 진정한 가치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IT산업이 그 어느 나라보다 발달된 나라이지만 다양한 정보의 수용이나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어떤 의미에서 부분적입니다.
특히 대학의 한국화과 안에서 존재하는 권위 의식은 열린 사고를 절감시키고 있습니다. 학교 내에서의 이러한 권위의식과 보수적인 사고가 조금씩 문을 열 때 한국화의 발전과 진정한 혁신이 올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오랫동안 대학과 아카데미에서 강의한 경험으로 비전공자와 디자이너를 위한 현대적인 해석이 가미된 동양화실기 커리큘럼을 만들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정글아카데미에서 강의하고 있는 “홍지윤의 퓨젼 동양화”가 그것인데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학생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한국화작품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올해로 5년째 접어들게 된 “홍지윤의 퓨젼동양화”는 이제 한국화 작가인 나의 대명사가 되었고 이것은 나에게 작가적 자세이며 하나의 미술운동이자 한국화의 작은 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입니다. “혁신”이라는 측면에서 나는 무엇보다 ‘다양성’ 이란 점에 주목합니다.
예술은 또는 미술은 각자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새로운 바를 창출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양성을 인정하려면 올바르게 자신을 파악하고 인정하는 것은 물론, 남들의 어떤 것, 다른 분야를 올바르게 인정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봅니다.
나의 영상예술을 이야기 하셨는데, 2000년도에 접근했던 3D애니메이션이 지금의 “홍지윤의 퓨전동양화”와 “수묵영상”을 만들게 했습니다. 그때 까지 만해도 3D를 공부하는 저에게 동양화와 3D가 무슨 연관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어려서부터 그림을 그리고 거의 10년간 그리고 공부했던 동양화와 동양화론이 현실에 어떤 연관이 있을까가 저의 의문이었고 동양화의 현실적인 한계를 느꼈습니다.
그때 찾은 것이 컴퓨터를 사용한 그림이었습니다. 이제 이러한 과정이 밑거름이 되어서 홍지윤의 수묵영상작업이 되었고 꿈꾸던 대로 미술관뿐만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상영되어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그림이 되었습니다.
(올 하반기나 내년 중에 외국자동차회사의 이미지를 담은 영상 작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자기 안에 머무는 작업이아니라 언제든지 어떤 곳에서든지 다른 분야와 관련해서 자기의 작업을 사고하는 것이 혁신의 기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나의 작품의 혁신이나 발전방향은 여기에 기반 합니다. 동양화적인 기법과 정신성을 여러 매체 (영화, 음악, 일러스트, 인테리어,...디자인전반 ) 에 사용하고 다른 매체와 어떻게 하면 조화로울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입니다.
특히 요즘은 영상예술-수묵영상에서 필요한 음악을 살피고 있습니다. 여기 함께 뮈헨시의 초청으로 온 브라질조각가 겸 음악가와 국악을 브라질풍으로 연주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정서와 브라질인의 정서에서 관련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6월1일부터 뮌헨시청 전시실에서 진행되는 월드컵관련 전시행사에서 전시할 새로운 영상작업에 사용할 음악을 함께 녹음 할 예정이고 전시 기간 중에 있을 사군자를 그리고 시를 적어가는 퍼포먼스에서도 함께 작업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와서 작업해서 인터넷으로 보낸 그림들을 가지고 만든 최근 출간된 명진 출판사의 “틱낫한의 기도”와 같은 책을 위한 그림 등 다각적인 접근을 통한 새로운 동양화 또는 한국화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혁신이 될 나의 과제입니다.
동양화 그리고 한국화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단순함을 추구하고 자연과 사람을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그대로 지극히 현대적이며 또한 미래적인 주제입니다. 이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아우를 수 있느냐가 바로 한국화의 혁신 방향입니다.
나에게 있어서 한국화의 혁신은 아직은 능동적이고 보수적인 한국화단에서 내 작업을 바라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아, 동양화가 또는 한국화가, 동양적인 것이 또는 한국적인 것이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아. 동양화가 또는 한국화, 동양적인 것이 또는 한국적인 것이 바로 이런 것이 구나 ” 라고 말하게 할 수 있는 그런 것입니다.
2-1) 언어를 사용하시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시 같은 문구를 혼합하여 언어와 이미지의 조화 속에서 특별한 효과를 자아내시는 것 같은데 작품에 특별히 시적 언어를 이용하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또 홈페이지에 직접 지으신 시를 올리시는 등 이미지로 하는 미술뿐만 아니라 언어로도 미술을 하시는 것 같은데 그러한 미술을 하시는 의도가 무엇인지요?
(그리고 ‘사계’에서 한국어와 영어를 병렬시키셨는데 그 의도와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인지요?)
사람의 관계에서나 예술에 있어서의 소통의 매개는 언어와 이미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든 예술은 문학적인 네러티브에 기초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시각예술은 그것이 현실을 다루든 환상을 다루든 어떤 줄거리를 기반으로 한다고 봅니다.
또한 글씨 자체의 조형성은 한글은 물론이고 한자 영문 또는 그 밖의 여러 나라의 글씨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의미체계나 소리체계들을 담은 글씨가 하나의 미술 이미지인 것입니다. 동양화 또는 한국화는 단순하고 자연에 가깝기 때문에 문학 장르로 말하면 소설보다는 시에 가깝습니다.
그러한 점에 덧붙여 동양화 또는 한국화에 있어서 水墨의 정서 안에 깃든 문인화적 정서를 나의 작업에서 기대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紙, 筆, 墨과 어우러진 詩, 書, 畵의 결합입니다.
이는 자연과 가까우며 이상을 갖고 있되 현실에 대해 냉철하고 역사의식에 있어서 발전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었던 문인, 즉 선비의 정신입니다.
작은 돌맹이 하나에 깃든 정신성을 사랑하고, 그 안에 감정을 이입하고 자신의 철학과 문학적 소양을 담아 직접 시를 쓰고 자신만의 필치로 그것을 적어 어우러지는 그림을 곁들이는 그들의 정서는 예술가의 아름다운 덕목이기도 하며 현대에 있어서 친환경적인 성숙한 삶으로서의 올바른 자세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한국화작가인 나는 그들이 즐겨왔던 바를 작업의 기반으로 삼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작업의 의도가 지금 나의 작업에 있어서 현대적인 문인화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화선지에 붓으로 쓴 글씨가 컴퓨터나 다른 매체들을 통해 타이포 예술이 되기도 하고 한 편의 텍스트인 시 자체가 하나의 조형적 요소가 되어 그림이미지를 보완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이들이 수묵드로잉과 어우러져서 하나의 그래픽이미지로 변환되어 라이트박스작업의 재료가 되기도 하고, 영상작업의 스틸이되기도 하고 자체로서 하나의 새로운 작품이 되고 있습니다.
위의 내용과 근거하여 영문과 한글을 병렬한 ‘사계’에서의 양편의 글자는 직접 쓴 각 계절에 대한 詩에 등장하는 언어들입니다. 이들이 의도하는 바는 장면과 시와 글씨가 하나가 되는 서화일체의 동양화적 해석을 영상작업에서 구체적인 제시이며 영문이 가지고 있는 보편성을 통해 이미지와 글씨조형과 내용에 있어서의 의미전달을 구체화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홈페이지에 꾸준히 올리고 있는 자작시들은 작업의 중요한 축입니다. 또한 작가적 삶의 기록이며 시간의 기록입니다. 나와 나를 둘러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내용으로 하는 또 한편의 글씨로 이루어진 그림이며 작가론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작업의 초안이 되어 떄때로 전시 전체의 주제가 되기도 합니다. 2003년에는 이들을 모아 “화선지위의 시간”이라는 시집을 발간했습니다. 삶의 기록이며, 작업의 기록이 되기도 하는 시와 그림이 함께 하는 이러한 책 작업을 꾸준히 진행할 예정입니다.
2-2) 큰 새 ‘붕’이 참 귀엽고 앙증맞은 소재 같습니다. ‘붕’의 에피소드로 영상을 만드신 것도 재밌게 봤습니다. 큰 새 ‘붕’도 그렇지만 우비소년(?) 같은 캐릭터도 많이 등장하고 홍지윤 화가님 홈페이지 메인에 있는 여인그림도 캐릭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처럼 카툰캐릭터같은 소재를 많이 그리시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그렇지 않아도 요즘 그들을 한 화면에 모아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 캐릭터라기보다 그들 각자는 그저 나와 작가인 나의 정신과 실재의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양화에서 말하는 물아일체의 형상화이며 자기애에대한 표현이기도하겠지요. “붕(鵬)”은 처음으로 수묵영상작업을 소개하는 전시에 그렸던 그림이라 개인적으로 아끼는 그림들입니다. 뭔가를 사유하는 새 ,작지만 큰 새, 크고 싶은 새, 날고 싶은 새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비소년은 그 전시기간 중 비가 오던 날 하루, 개인전이 진행되던 전시장 창밖에 지나가는 소년을 보고 느낀 감정을 이입한 것입니다. 무거운 가방을 등에 지고 가는 귀엽지만 힘들어 보이는 우비를 입은 소년의 모습에서 삶의 짐을 진 채, 비가 오는 날처럼 아름답기도 하고 고달프기도 한 인생을 살아가는 나, 또는 사람들의 마음의 철학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홈피의 여인과 또 몇몇의 여인들은 이미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어버린 나의 모습이며, 일상이 그림이 된 나의 작가적 진정성을 표현해 본 것입니다.
2-3) 영상예술을 많이 이용하시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영상예술을 이용할 때 자아내는 효과는 무엇이고 이러한 기제를 한국화에 사용하겠다고 어떻게 생각하게 되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동양화 또는 수묵화는 정재 된 어떤 것 그리고 정신성을 추구하는 차가운 어떤 것이라면 영상은 모든 흥미진진한 것이 함축된 열정의 어떤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발전적인 인간과계에서 차가운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보다는 표현방법에 다양하고 활달한 사람에게 다가가기가 수월하며, 내가 먼저 허리를 낮추고 먼저 다가가 인사를 청하고 손님을 초대해서 그 손님이 내 방에 놀러오게 되면 나도 그의 방에 놀러가기도 하면서 서로의 좋은 점을 파악하고 교류하면서 또 다른 어떤 것을 생각 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이처럼 동양화가 이제까지와 같이 동양화로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보다는 다양한 표현방법을 통해 동양화의 좋은 점을 먼저 알리고 흥미진진한 것에 다가가 교류하는 것이 빌전적 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공존하는 어떤 것과 어울릴 수 있는 어떤 것, 또는 새로운 어떤 것들에 대한 방법을 연구하고 앞장서서 다른 문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실천적인 생각에서 영상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홍지윤의 퓨전동양화나 수묵영상작업을 진행하면서 느꼈습니다.
2-4) 서양에서 들어온 꽃 ‘장미’가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2004년에 포스코 미술관에서 있었던 전시 때 포스코 회사의 꽃인 장미를 주제로 작업을 했습니다.
그저 꽃을 그린다고하면 자연스럽게 그리곤 하였던 꽃의 드로잉이 장미를 닮아있었고 그래서 그 시기에 먹만으로 그린 장미꽃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수묵으로 그린 장미들을 백장도 넘게 전시장에 설치되었었지요. 그리고 러시아 민요 ‘백만송이 장미’를 주제로 사용했던 영상작업도 잊을 수 없지요.
장미는 주요소재라기 보다는 한 시기에 작업했던 하나의 소재입니다. 그 작업들의 인상이 강했던 모양입니다. 사람들이 이후 저를 장미에 비유하곤 하더군요.^^
2-5) 홍지윤 화가님 작품을 보니 painting에서는 ‘사유의 풍경’이란 주제로 추상적인 개념미술을 하시는 것 같아 내용적 측면에서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주제로 하시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이는 물과 먹 , 말 그대로 동양화에 있어서 “水墨”자체의 실험입니다.
나는 동양화 안에서도 특히 수묵이 가지고 있는 정신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것은 복잡하지 않은 단순함, 형태를 뛰어넘는 자유로운 추상성, 자연과 가까운 재료가 주는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표정 등 이들 표현자체는 하나의 철학입니다. 이는 최근의 모든 작업에 대한 기초이자 무게중심입니다.
철학을 말하는 수묵화의 진중함과 이에서 파생된 경쾌함의 적절한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 나의 작가적 삶과 작업의 바탕입니다.
포트폴리오 - ppt화일의 첫 페이지에 “홍지윤의 사유-수묵그림과 시(Thinking of Hongjiyoon ink painting and poem)”라고 쓴 바대로 수묵은 내 작업의 근간이기 때문에가 바로 나의 입니다.
이들 수묵그림들은 이 자체로 하나의 그림으로 전시장이나 인테리어 또는 프로덕션디자인 (영화미술)상에서 벽에 걸리기도 하고 수묵영상작업에 있어서 주제에 대한 배경이미지나 그 자체로 하나의 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3. 해외 공모도 많이 하시고 한국화의 세계화를 추구하시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한국화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공모는 아니구요 ....^^ 이번 일은 작년에 독일 개인전 때 독일에서의 ‘홍지윤의 퓨전동양화’ 포럼을 준비하다가 우연히 자료를 뮌헨 시에 재출하게 되어 심사를 거쳐 초청된 것입니다.
그리고 주로 유럽에서 전시하고 활동하게 된 경위는, 처음에는 한국화의 세계화라는 거창한 말 보다는 우리나라보다 시스템제반이 더 넓고 다양하고 원활한곳에서 내 작업을 소개하고 싶었고 현실성을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러한 바람들이 2000년도부터 천천히 현실화되어서 이제 여러 가지 형태로 매해 유럽에서 전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유럽은 안정감 있는 산업기반위에서 전통과 철학을 중시하며 특히 예술에 있어서 정신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점들이 전통과 철학의 정신위에서 순수예술과 디자인등의 주변예술을 공유하고 다각도의 활동하고 싶은 저의 작가적 태도와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토대위에서 국내외의 전시활동을 통하여 효율적이고 질 높은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기회가 닿는 대로 양자의 교류를 통해 또 다른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또한 이것이 구체화되고 발전되면 모든 문화를 망라하는 영화에 동양화를 접목하고 싶고 나아가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미술시장과 디자인 시장에도 진출하고자 합니다. 홍지윤의 퓨전동양화의 크기와 부피를 늘리고 싶습니다.
이러한 저의 계획이 한국화가 나아갈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p.s 이곳전시가 6월1일부터7월8일까지 뮌헨시청 전시실에서 있습니다.
15명의 독일디자이너들과 뮌헨시의 초청으로 참가하는 저를 제외한 두명의 외국작가가 월드컵주제를 가지고 전시를 합니다. 이번 월드컵의 주제가 “A time to make friend"입니다.
내 작업의 주제는 “친구넷, 매란국죽 동양에서 독일에 오다 ”이고 사군자그림과 사군자를 주제로 한 동영상을 함께 전시할 예정입니다. 전시중에 진행할 퍼포먼스에서 “생각하는 축구공, 친구넷 -매란국죽” 이라는 시를 발표하고 바닥에 놓인 큰 화선지에 한글, 영문, 독일어로 쓰고 사군자를 함께 그릴 생각입니다.
이번 전시의 주제가 되는 시를 소개합니다.
친구 넷, 매란국죽 - 생각하는 축구공
축구장에 수많은 사람들 그들 속에 축구공
축구공이 생각한다
나는 외로워
나는 친구도 없이 늘 혼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지
축구장에 수많은 사람들 그들 속에 축구공
축구공이 생각한다
나는 자유롭지 못해
나는 너희들이 가고 싶은 곳을 향해 뛰어다닐 뿐이지
축구장에 수많은 사람들 그들 속에 축구공
축구공이 생각한다
나도 너희들처럼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어
나도 너희들처럼 마음대로 뛰어다니고 싶어
친구 넷, 매란국죽이 오다
축구공의 마음에 매화가 피어나다
축구공의 마음에 난초가 피어나다
축구공의 마음에 국화가 피어나다
축구공의 마음에 대나무가 피어나다
축구공에게 친구가 생기다
축구공의 마음에 꽃이 피어나다.
또 하나의 퍼포먼스에서는 독일어로 ‘천천히’란 뜻을 가진
“Langsam"을 주제로 ”홍지윤의 Langsam Show"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사람들에게 지필묵을 나눠주고 함께 시와 편지를 써서 나눠 갖고 그 사람들에게 흰옷을 입혀서 앞에는 “Langsam"뒤에는 그들의 이름을 동양화 붓으로 적어줄 예정입니다.
이는 열광의 도가니에 있을 월드컵 기간에 잠깐 동양의 정신과 지필묵을 체험하는 기회를 통하여 월드컵이 진정으로 의미하는 바를 생각 해 보도록 고자 하는 데에 의미를 둡니다.
전시를 소개하는 영문 자료를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5월 9일(화)나 10일(수)까지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 그리고요, 기사에 쓸 사진이 필요한데 혹시 홍지윤 화가님이 작품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으신가요? 화가와 작품을 동시에 싣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와서요.^^ 안녕히계세요
이지은 기자 대학신문 문화부 011-9710-4985 snoopy@snu.ac.kr 대학신문사: 880-5214
[연재] 한국화의 맥을 잇는 사람들 ③홍지윤
2006년 05월 13일 (토) 18:50:12 이지은 기자 snoopy5@snu.ac.kr
한국화의 무대가 화선지에서 스크린으로 옮겨졌다. ‘The Four Seasons’. 먹으로 쓴 영어 알파벳이 영상의 시작을 알리면 은은한 수묵화를 배경으로 시의 한 구절이 지나간다. 이어 잔잔한 음악과 함께 먹의 번짐으로 표현된 점과 면이 화면을 채운다. 먹선으로 그려진 여인은 춤을 추고 꽃은 붉어졌다 노래졌다 하며 다양한 색감을 보여준다. 작가 홍지윤씨의 한국화 작품 「사계(四季)」의 모습이다.
홍익대 동양화과 대학원을 졸업한 홍지윤씨는 피렌체 비엔날레 로렌조 일 마그니피코 상을 두 번 수상했으며 유럽과 아시아 전역에서 전시회를 열어 온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디자인정글아카데미에서 ‘홍지윤의 퓨전동양화’를 강의하고 있다.
홍씨는 동양화의 전통을 기반으로 기법과 소재의 다양화를 통해 현대인이 한국화의 정서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는 한국화의 영역을 회화에서 영상으로 넓히고 음악, 소리 등 청각 자극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한국화의 혁신을 꿈꾼다.
고전적인 수묵화와 첨단과학의 총아인 영상매체가 결합된 ‘수묵영상’을 의외라고 생각할 사람이 많을 터. 그는 동양화를 우리의 현실과 어떻게 연관시킬까 고민하던 중 현대인의 생활과 밀접한 영상매체가 그 해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둘의 결합을 시도했다고 한다. 그는 “수묵화가 정지된 것이라면 영상은 흥미진진함이 함축된 동적인 것”이라 말한다. 그의 영상작품 「큰 새 붕(鵬)」에서는 노래 「문 리버(Moon River)」가 흐르는 가운데, 수묵담채의 담백한 풍경을 담은 화면 속으로 새 ‘붕’이 날아간다. 또 다른 영상작품 「가을날 저녁예에서는 가을밤 흔들리는 나뭇가지의 모습을 첼로의 선율과 함께 담아냈다.
홍씨는 언어 자체를 소재로 사용해 현대적 의미의 문인화를 창조하고 있다. 그는 언어를 사용하는 이유를 예술의 문학성과 글자의 조형성 두 가지로 설명한다. “모든 예술은 문학에 바탕을 둔다”고 생각하는 홍씨에게 시(詩), 서(書), 화(畵)는 하나다. 「사계(四季)」에는 각 계절을 주제로 그가 직접 쓴 시가 등장한다. 그의 작품에서 한글과 영어 알파벳은 그 자체가 조형적 요소가 돼 이미지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수묵영상 「백만 송이 장미」에서는 ‘백만 송이 장미’라는 글자가 소용돌이 모양으로 계속 나타나 많이 피어있는 장미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사계(四季)」에서는 한글과 병치된 영어 단어가 우아한 풍미를 자아낸다.
영상이라는 현대적인 매체에 서양음악, 영어 알파벳 등 이국적인 재료를 담아내지만, 그는 그런 작품에서 한국적인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홍씨는 “단순함을 추구하고 자연과 사람을 존중하는 것이 한국화의 정서”라며 “이것은 지극히 현대적이고 미래적이기도 한 주제”라고 말한다.
홍씨는 지금 독일 월드컵을 기념해 뮌헨시청 갤러리에서 열리는 예술행사 ‘빌라 발트베르타(Villa Waldberta)’에 초청받고 다른 외국인 작가들과 함께 전시를 준비 중이다. 그는 지필묵으로 시와 편지를 써서 함께 나눠 갖는 ‘랑잠쇼(Langsam Show)’를 통해 외국인들에게 동양의 정신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브라질 음악가와 함께 국악을 브라질 풍으로 연주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적인 매체를 통해 한국의 전통적 정서를 세계에 알리고 있는 홍지윤씨. 그의 소망대로 ‘작은 돌멩이 하나에 깃든 정신을 사랑하고 그것에 감정을 이입해 자신의 철학을 담아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의 정서’는 매체를 초월해 유효하리라 믿는다. 홍지윤씨의 더 많은 작품을 감상하려면 홈페이지(http:// www.hongjiyoon.com)를 방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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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의 풋풋한 여학생 기자의 질문에 정성스럽게 답장을 했다. 그동안 나의 궤적을 짚어 보았던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 Original Message ----- From: "이지은" snoopy5@snu.ac.kr To: 홍지윤 Date: Fri, 5 May 2006 17:57:33 +0900 (KST) Subject: 대학신문 문화부입니다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학보사 『대학신문』 문화부 이지은 기자입니다. 먼저 독일에서 작품 활동을 하느라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홍지윤 화가님게서 알려주신 사이트에 들어가서 작품을 감상하고 몇 가지 질문을 생각해 보았는데 답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한국화를 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언제, 어떤 일 때문에 한국화를 하기로 결심하셨나요?
다섯 살 때부터 그림을 그렸어요. 당연히 이다음에 나는 화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랐지요. 어려서 저는 지금은 없어진 성심국민학교를 다녔어요.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 중 ‘인연’에 나오는 아사코가 다녔던 학교지요.
수녀님께서 교장선생님이신 카톨릭 재단에서 운영한 학교로 오래된 서양식 건물에서 낭만적인 분위기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외국인학교도 함께 있었고 무엇보다 미술선생님이 따로 계셨던 사립학교여서 미술 환경적으로 좀 더 특별한 교육을 받게 되었던 것 같아요. 어려서부터 늘 그림을 그리는 일이 생활이었고 자연스럽게 중학교를 예술학교에 다니다 보니 여러 장르의 그림은 물론 다양한 예술을 두루 접할 수 있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주로 수채화를 즐겨 그렸고 또 잘해서 선생님들께 칭찬도 많이 받고 그랬는데 중학교 실기 시간 중에 그렸던 부감 법을 사용하여 수묵담채화로 그렸던 학교부근 덕수궁 뒤쪽의 기와지붕풍경그림이 처음 그린 동양화그림이었어요.
그 그림이 중학교 미술교과서에 실리면서 저와 그림을 사랑하셨던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의 인상에 가장 많이 남았어요.
아마도 수채화를 오래 그리다보니 주로 물을 사용하는 동양화기법이 제게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대학의 진로를 정하는데 인문계를 목표로 공부하다가 짬짬이 다니던 화실에서 알게 된 선생님께서 수채화를 즐기고 잘 그렸던 저에게 물로 그리는 그림인 동양화과를 추천 해 주셔서 지금의 한국화과인 동양화과 전공으로 홍익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2. 자신의 작품에서 한국화에 어떤 혁신을 꾀하고 있으신지요? 또한 영상예술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는데요.
미술은 시대와 문화와 정치 사회를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나는 혁신이라는 거창한 말보다 발전적인 의미에서의 예술은 또 작가의 작업과정은 작가주위를 둘러 싼 과거가 밑바탕이 된 현실을 작업에 반영하고 현실이 반영된 미래를 항상 의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자세에 이러한 의식이 토대가 되었을 때 ‘혁신’이 가능 할 것입니다. 혁신이라는 말을 굳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예술자체가 혁신이어야 합니다. 예술가는 무언가 새로운 것, 남들이 하지 않았던 어떤 것을 실험하고 늘 앞에 나서서 그 시대의 문화와 후진을 이끌어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한국화의 긍정적인 혁신방향은 급격한 테크놀로지의 향방에 원활하고 유연하게 움직이되 적절한 무게감을 가지고 예술의 가치가 상실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동양적 사유, 즉 자연과 사람의 마음을 담은 철학이 작품에 공존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전시장에 걸리고 미술만을 위한 한국화가 되기보다는 동양적인 또는 한국적인 정서를 가지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귀 기울이고 접근해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한국화의 혁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작가인 나에게 있어서의 과제입니다.
쉽게 말해서 앞으로의 한국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삶의 철학을 이야기하게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제시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을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감동을 유발할 수 있어야 진정한 가치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IT산업이 그 어느 나라보다 발달된 나라이지만 다양한 정보의 수용이나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어떤 의미에서 부분적입니다.
특히 대학의 한국화과 안에서 존재하는 권위 의식은 열린 사고를 절감시키고 있습니다. 학교 내에서의 이러한 권위의식과 보수적인 사고가 조금씩 문을 열 때 한국화의 발전과 진정한 혁신이 올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오랫동안 대학과 아카데미에서 강의한 경험으로 비전공자와 디자이너를 위한 현대적인 해석이 가미된 동양화실기 커리큘럼을 만들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정글아카데미에서 강의하고 있는 “홍지윤의 퓨젼 동양화”가 그것인데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학생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한국화작품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올해로 5년째 접어들게 된 “홍지윤의 퓨젼동양화”는 이제 한국화 작가인 나의 대명사가 되었고 이것은 나에게 작가적 자세이며 하나의 미술운동이자 한국화의 작은 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입니다. “혁신”이라는 측면에서 나는 무엇보다 ‘다양성’ 이란 점에 주목합니다.
예술은 또는 미술은 각자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새로운 바를 창출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양성을 인정하려면 올바르게 자신을 파악하고 인정하는 것은 물론, 남들의 어떤 것, 다른 분야를 올바르게 인정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봅니다.
나의 영상예술을 이야기 하셨는데, 2000년도에 접근했던 3D애니메이션이 지금의 “홍지윤의 퓨전동양화”와 “수묵영상”을 만들게 했습니다. 그때 까지 만해도 3D를 공부하는 저에게 동양화와 3D가 무슨 연관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어려서부터 그림을 그리고 거의 10년간 그리고 공부했던 동양화와 동양화론이 현실에 어떤 연관이 있을까가 저의 의문이었고 동양화의 현실적인 한계를 느꼈습니다.
그때 찾은 것이 컴퓨터를 사용한 그림이었습니다. 이제 이러한 과정이 밑거름이 되어서 홍지윤의 수묵영상작업이 되었고 꿈꾸던 대로 미술관뿐만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상영되어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그림이 되었습니다.
(올 하반기나 내년 중에 외국자동차회사의 이미지를 담은 영상 작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자기 안에 머무는 작업이아니라 언제든지 어떤 곳에서든지 다른 분야와 관련해서 자기의 작업을 사고하는 것이 혁신의 기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나의 작품의 혁신이나 발전방향은 여기에 기반 합니다. 동양화적인 기법과 정신성을 여러 매체 (영화, 음악, 일러스트, 인테리어,...디자인전반 ) 에 사용하고 다른 매체와 어떻게 하면 조화로울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입니다.
특히 요즘은 영상예술-수묵영상에서 필요한 음악을 살피고 있습니다. 여기 함께 뮈헨시의 초청으로 온 브라질조각가 겸 음악가와 국악을 브라질풍으로 연주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정서와 브라질인의 정서에서 관련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6월1일부터 뮌헨시청 전시실에서 진행되는 월드컵관련 전시행사에서 전시할 새로운 영상작업에 사용할 음악을 함께 녹음 할 예정이고 전시 기간 중에 있을 사군자를 그리고 시를 적어가는 퍼포먼스에서도 함께 작업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와서 작업해서 인터넷으로 보낸 그림들을 가지고 만든 최근 출간된 명진 출판사의 “틱낫한의 기도”와 같은 책을 위한 그림 등 다각적인 접근을 통한 새로운 동양화 또는 한국화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혁신이 될 나의 과제입니다.
동양화 그리고 한국화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단순함을 추구하고 자연과 사람을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그대로 지극히 현대적이며 또한 미래적인 주제입니다. 이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아우를 수 있느냐가 바로 한국화의 혁신 방향입니다.
나에게 있어서 한국화의 혁신은 아직은 능동적이고 보수적인 한국화단에서 내 작업을 바라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아, 동양화가 또는 한국화가, 동양적인 것이 또는 한국적인 것이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아. 동양화가 또는 한국화, 동양적인 것이 또는 한국적인 것이 바로 이런 것이 구나 ” 라고 말하게 할 수 있는 그런 것입니다.
2-1) 언어를 사용하시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시 같은 문구를 혼합하여 언어와 이미지의 조화 속에서 특별한 효과를 자아내시는 것 같은데 작품에 특별히 시적 언어를 이용하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또 홈페이지에 직접 지으신 시를 올리시는 등 이미지로 하는 미술뿐만 아니라 언어로도 미술을 하시는 것 같은데 그러한 미술을 하시는 의도가 무엇인지요?
(그리고 ‘사계’에서 한국어와 영어를 병렬시키셨는데 그 의도와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인지요?)
사람의 관계에서나 예술에 있어서의 소통의 매개는 언어와 이미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든 예술은 문학적인 네러티브에 기초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시각예술은 그것이 현실을 다루든 환상을 다루든 어떤 줄거리를 기반으로 한다고 봅니다.
또한 글씨 자체의 조형성은 한글은 물론이고 한자 영문 또는 그 밖의 여러 나라의 글씨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의미체계나 소리체계들을 담은 글씨가 하나의 미술 이미지인 것입니다. 동양화 또는 한국화는 단순하고 자연에 가깝기 때문에 문학 장르로 말하면 소설보다는 시에 가깝습니다.
그러한 점에 덧붙여 동양화 또는 한국화에 있어서 水墨의 정서 안에 깃든 문인화적 정서를 나의 작업에서 기대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紙, 筆, 墨과 어우러진 詩, 書, 畵의 결합입니다.
이는 자연과 가까우며 이상을 갖고 있되 현실에 대해 냉철하고 역사의식에 있어서 발전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었던 문인, 즉 선비의 정신입니다.
작은 돌맹이 하나에 깃든 정신성을 사랑하고, 그 안에 감정을 이입하고 자신의 철학과 문학적 소양을 담아 직접 시를 쓰고 자신만의 필치로 그것을 적어 어우러지는 그림을 곁들이는 그들의 정서는 예술가의 아름다운 덕목이기도 하며 현대에 있어서 친환경적인 성숙한 삶으로서의 올바른 자세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한국화작가인 나는 그들이 즐겨왔던 바를 작업의 기반으로 삼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작업의 의도가 지금 나의 작업에 있어서 현대적인 문인화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화선지에 붓으로 쓴 글씨가 컴퓨터나 다른 매체들을 통해 타이포 예술이 되기도 하고 한 편의 텍스트인 시 자체가 하나의 조형적 요소가 되어 그림이미지를 보완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이들이 수묵드로잉과 어우러져서 하나의 그래픽이미지로 변환되어 라이트박스작업의 재료가 되기도 하고, 영상작업의 스틸이되기도 하고 자체로서 하나의 새로운 작품이 되고 있습니다.
위의 내용과 근거하여 영문과 한글을 병렬한 ‘사계’에서의 양편의 글자는 직접 쓴 각 계절에 대한 詩에 등장하는 언어들입니다. 이들이 의도하는 바는 장면과 시와 글씨가 하나가 되는 서화일체의 동양화적 해석을 영상작업에서 구체적인 제시이며 영문이 가지고 있는 보편성을 통해 이미지와 글씨조형과 내용에 있어서의 의미전달을 구체화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홈페이지에 꾸준히 올리고 있는 자작시들은 작업의 중요한 축입니다. 또한 작가적 삶의 기록이며 시간의 기록입니다. 나와 나를 둘러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내용으로 하는 또 한편의 글씨로 이루어진 그림이며 작가론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작업의 초안이 되어 떄때로 전시 전체의 주제가 되기도 합니다. 2003년에는 이들을 모아 “화선지위의 시간”이라는 시집을 발간했습니다. 삶의 기록이며, 작업의 기록이 되기도 하는 시와 그림이 함께 하는 이러한 책 작업을 꾸준히 진행할 예정입니다.
2-2) 큰 새 ‘붕’이 참 귀엽고 앙증맞은 소재 같습니다. ‘붕’의 에피소드로 영상을 만드신 것도 재밌게 봤습니다. 큰 새 ‘붕’도 그렇지만 우비소년(?) 같은 캐릭터도 많이 등장하고 홍지윤 화가님 홈페이지 메인에 있는 여인그림도 캐릭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처럼 카툰캐릭터같은 소재를 많이 그리시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그렇지 않아도 요즘 그들을 한 화면에 모아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 캐릭터라기보다 그들 각자는 그저 나와 작가인 나의 정신과 실재의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양화에서 말하는 물아일체의 형상화이며 자기애에대한 표현이기도하겠지요. “붕(鵬)”은 처음으로 수묵영상작업을 소개하는 전시에 그렸던 그림이라 개인적으로 아끼는 그림들입니다. 뭔가를 사유하는 새 ,작지만 큰 새, 크고 싶은 새, 날고 싶은 새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비소년은 그 전시기간 중 비가 오던 날 하루, 개인전이 진행되던 전시장 창밖에 지나가는 소년을 보고 느낀 감정을 이입한 것입니다. 무거운 가방을 등에 지고 가는 귀엽지만 힘들어 보이는 우비를 입은 소년의 모습에서 삶의 짐을 진 채, 비가 오는 날처럼 아름답기도 하고 고달프기도 한 인생을 살아가는 나, 또는 사람들의 마음의 철학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홈피의 여인과 또 몇몇의 여인들은 이미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어버린 나의 모습이며, 일상이 그림이 된 나의 작가적 진정성을 표현해 본 것입니다.
2-3) 영상예술을 많이 이용하시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영상예술을 이용할 때 자아내는 효과는 무엇이고 이러한 기제를 한국화에 사용하겠다고 어떻게 생각하게 되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동양화 또는 수묵화는 정재 된 어떤 것 그리고 정신성을 추구하는 차가운 어떤 것이라면 영상은 모든 흥미진진한 것이 함축된 열정의 어떤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발전적인 인간과계에서 차가운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보다는 표현방법에 다양하고 활달한 사람에게 다가가기가 수월하며, 내가 먼저 허리를 낮추고 먼저 다가가 인사를 청하고 손님을 초대해서 그 손님이 내 방에 놀러오게 되면 나도 그의 방에 놀러가기도 하면서 서로의 좋은 점을 파악하고 교류하면서 또 다른 어떤 것을 생각 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이처럼 동양화가 이제까지와 같이 동양화로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보다는 다양한 표현방법을 통해 동양화의 좋은 점을 먼저 알리고 흥미진진한 것에 다가가 교류하는 것이 빌전적 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공존하는 어떤 것과 어울릴 수 있는 어떤 것, 또는 새로운 어떤 것들에 대한 방법을 연구하고 앞장서서 다른 문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실천적인 생각에서 영상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홍지윤의 퓨전동양화나 수묵영상작업을 진행하면서 느꼈습니다.
2-4) 서양에서 들어온 꽃 ‘장미’가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2004년에 포스코 미술관에서 있었던 전시 때 포스코 회사의 꽃인 장미를 주제로 작업을 했습니다.
그저 꽃을 그린다고하면 자연스럽게 그리곤 하였던 꽃의 드로잉이 장미를 닮아있었고 그래서 그 시기에 먹만으로 그린 장미꽃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수묵으로 그린 장미들을 백장도 넘게 전시장에 설치되었었지요. 그리고 러시아 민요 ‘백만송이 장미’를 주제로 사용했던 영상작업도 잊을 수 없지요.
장미는 주요소재라기 보다는 한 시기에 작업했던 하나의 소재입니다. 그 작업들의 인상이 강했던 모양입니다. 사람들이 이후 저를 장미에 비유하곤 하더군요.^^
2-5) 홍지윤 화가님 작품을 보니 painting에서는 ‘사유의 풍경’이란 주제로 추상적인 개념미술을 하시는 것 같아 내용적 측면에서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주제로 하시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이는 물과 먹 , 말 그대로 동양화에 있어서 “水墨”자체의 실험입니다.
나는 동양화 안에서도 특히 수묵이 가지고 있는 정신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것은 복잡하지 않은 단순함, 형태를 뛰어넘는 자유로운 추상성, 자연과 가까운 재료가 주는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표정 등 이들 표현자체는 하나의 철학입니다. 이는 최근의 모든 작업에 대한 기초이자 무게중심입니다.
철학을 말하는 수묵화의 진중함과 이에서 파생된 경쾌함의 적절한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 나의 작가적 삶과 작업의 바탕입니다.
포트폴리오 - ppt화일의 첫 페이지에 “홍지윤의 사유-수묵그림과 시(Thinking of Hongjiyoon ink painting and poem)”라고 쓴 바대로 수묵은 내 작업의 근간이기 때문에가 바로 나의 입니다.
이들 수묵그림들은 이 자체로 하나의 그림으로 전시장이나 인테리어 또는 프로덕션디자인 (영화미술)상에서 벽에 걸리기도 하고 수묵영상작업에 있어서 주제에 대한 배경이미지나 그 자체로 하나의 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3. 해외 공모도 많이 하시고 한국화의 세계화를 추구하시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한국화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공모는 아니구요 ....^^ 이번 일은 작년에 독일 개인전 때 독일에서의 ‘홍지윤의 퓨전동양화’ 포럼을 준비하다가 우연히 자료를 뮌헨 시에 재출하게 되어 심사를 거쳐 초청된 것입니다.
그리고 주로 유럽에서 전시하고 활동하게 된 경위는, 처음에는 한국화의 세계화라는 거창한 말 보다는 우리나라보다 시스템제반이 더 넓고 다양하고 원활한곳에서 내 작업을 소개하고 싶었고 현실성을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러한 바람들이 2000년도부터 천천히 현실화되어서 이제 여러 가지 형태로 매해 유럽에서 전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유럽은 안정감 있는 산업기반위에서 전통과 철학을 중시하며 특히 예술에 있어서 정신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점들이 전통과 철학의 정신위에서 순수예술과 디자인등의 주변예술을 공유하고 다각도의 활동하고 싶은 저의 작가적 태도와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토대위에서 국내외의 전시활동을 통하여 효율적이고 질 높은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기회가 닿는 대로 양자의 교류를 통해 또 다른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또한 이것이 구체화되고 발전되면 모든 문화를 망라하는 영화에 동양화를 접목하고 싶고 나아가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미술시장과 디자인 시장에도 진출하고자 합니다. 홍지윤의 퓨전동양화의 크기와 부피를 늘리고 싶습니다.
이러한 저의 계획이 한국화가 나아갈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p.s 이곳전시가 6월1일부터7월8일까지 뮌헨시청 전시실에서 있습니다.
15명의 독일디자이너들과 뮌헨시의 초청으로 참가하는 저를 제외한 두명의 외국작가가 월드컵주제를 가지고 전시를 합니다. 이번 월드컵의 주제가 “A time to make friend"입니다.
내 작업의 주제는 “친구넷, 매란국죽 동양에서 독일에 오다 ”이고 사군자그림과 사군자를 주제로 한 동영상을 함께 전시할 예정입니다. 전시중에 진행할 퍼포먼스에서 “생각하는 축구공, 친구넷 -매란국죽” 이라는 시를 발표하고 바닥에 놓인 큰 화선지에 한글, 영문, 독일어로 쓰고 사군자를 함께 그릴 생각입니다.
이번 전시의 주제가 되는 시를 소개합니다.
친구 넷, 매란국죽 - 생각하는 축구공
축구장에 수많은 사람들 그들 속에 축구공
축구공이 생각한다
나는 외로워
나는 친구도 없이 늘 혼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지
축구장에 수많은 사람들 그들 속에 축구공
축구공이 생각한다
나는 자유롭지 못해
나는 너희들이 가고 싶은 곳을 향해 뛰어다닐 뿐이지
축구장에 수많은 사람들 그들 속에 축구공
축구공이 생각한다
나도 너희들처럼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어
나도 너희들처럼 마음대로 뛰어다니고 싶어
친구 넷, 매란국죽이 오다
축구공의 마음에 매화가 피어나다
축구공의 마음에 난초가 피어나다
축구공의 마음에 국화가 피어나다
축구공의 마음에 대나무가 피어나다
축구공에게 친구가 생기다
축구공의 마음에 꽃이 피어나다.
또 하나의 퍼포먼스에서는 독일어로 ‘천천히’란 뜻을 가진
“Langsam"을 주제로 ”홍지윤의 Langsam Show"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사람들에게 지필묵을 나눠주고 함께 시와 편지를 써서 나눠 갖고 그 사람들에게 흰옷을 입혀서 앞에는 “Langsam"뒤에는 그들의 이름을 동양화 붓으로 적어줄 예정입니다.
이는 열광의 도가니에 있을 월드컵 기간에 잠깐 동양의 정신과 지필묵을 체험하는 기회를 통하여 월드컵이 진정으로 의미하는 바를 생각 해 보도록 고자 하는 데에 의미를 둡니다.
전시를 소개하는 영문 자료를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5월 9일(화)나 10일(수)까지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 그리고요, 기사에 쓸 사진이 필요한데 혹시 홍지윤 화가님이 작품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으신가요? 화가와 작품을 동시에 싣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와서요.^^ 안녕히계세요
이지은 기자 대학신문 문화부 011-9710-4985 snoopy@snu.ac.kr 대학신문사: 880-5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