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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

작성자
hongjiyoon
작성일
2015-02-25 15:09
조회
559
하루 왼종일 빨래를 했다.

먼저 하얀 것 부터, 이불들과 하얀 셔츠와 흰 속옷
표백제와 산소계 강력 세정제를 넣고 삶았다.

그리고
검고 색들이 있는 것들, 갖가지 옷들과 양말들
그런것들은 표준의 눈금에 맞춰 표준적으로다가.

그리고 마지막
일년전 찾아 놓았으나 세탁소아저씨도 고개를 젓던
아끼던 흰 투피스 웃도리의 얼룩을 공략했다.
그렇게 빠지지 않아 지난 해엔 입지못한 웃도리의 얼룩이
거짓말처럼 확 빠져나갔다.

그런데
마음놓고 세탁기에 함께 돌린
흰 빨래 속 흰 침대시트의 얼룩이 멀쩡히 남아있다.

참나,
빨래들까지 내 에너지와 애정을 학인하려 들다니
관심을 준 것들은 그만큼 화답하고
그렇지않은 것들은 그렇지 못하고

나참,
그림 그리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사람을 사랑하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새봄을 맞이하여
먼지들까지와도 대화하겠다고 다짐했던 나였건만
정말인즉, 피곤해서 못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