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대화

작성자
hongjiyoon
작성일
2015-02-25 15:08
조회
554
뭔가 사는 게 복잡하다고 여겨질 때,

뭔가 궤도밖으로부터 나에게

어떤 찌꺼기가 잠입했다고 여겨질 때,

그럴땐, 청소를 한다.

작게는 화장품 정리로부터

더 나아가 화장실 물청소 그리고 문밖 빗자루질까지,

그러고나면 모든 게 다시 제자리이다.

산다는 건 일단은 가만히 있는 것들 들쑤셔

이리 뒤집었다가 저리 뒤집었다가

모로보고 거꾸로 보고 하다가

다시 제자리로 가져다 놓는 일을 반복 하는 일인 것 같다.


그보다는 그리고

한낫 미물에 불과한 것들과 보잘 것 없는 것들 까지도

나와의 대화를 원하고있다는 생각도 든다.

걸레와 빗자루를 들고 그들과 한마디 한마디

대화를 나누다보면 어느새 정리가 되어있고 청소가 되어있다.


그리하여 청소를 한다는 건

그저 깨끗이 치우는 어떤 것이라기보다는

작은 미물들과의 대화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작고 작은 미물들에게 다시 이야기를 건네고

잊고 지내던 그들이 하는 말에 귀기울이는 것

좀 더 은밀하게 내가 제 자리로 돌아갈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