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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친구 .

작성자
specialog
작성일
2015-02-25 13:06
조회
494
살아보겠다고 새벽까지 밤을 지내운 한때,

새날을 위해 잠깐의 아침 잠에 들기 전

너무 좋아하던 사람이 만들어준 어항에 살고있던

나처럼 혼자서 살아가는 빨간 물고기에게

굿모닝 인사를 하려고 다가섰더니

글쎄 , 그의 숨구멍인 산소 나오는 네모난 통에 머리를 박고

몸을 감싼 채 미동이 없는 게 아닌가.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온갖 피곤이 덮쳤다.

마치 내가 외로움을 못견디다가 스스로 죽은 것 마냥.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도저히 내 손으로는 못 꺼내 놓을 것 같아서

내일 모레 오기로 되어있는 남자 동료가 오면은

그를 건져 내어 제사라도 지내줘야 하나

그런 마음에 너무 너무 너무 속이 상했었다.

정말 나도 그만 살고싶기도 했다. 그와 함께 .

그런데

오늘 새벽, 절대 다가가지못하겠던 그에게

그래도 살금 다가가 보니

글쎄,

빨간 작은 몸이 나를 향해 달려오는 게 아닌가.

살아 있었다.

너무너무너무 반가운 마음에 다시 이쁜 빨간 불에 스위치를 올리고

빨간 모래알 같은 먹이도 몇 가루 뿌려주고 안부도 묻고

그리고 다시 즐거운 마음이 되었다.

어쩌면 바쁜 핑게로 요며칠 들여다 봐주지못한 서운함이 그에게 전해졌던가.

아니면 지쳐죽을 것 같은 나의 고독이 그에게 전해졌던가.

그랬었나보다.

그러고 보니 그의 친구들끼리 몇이서 함께 살던 땐 인사도 하는둥 마는둥 하던 그가

혼자된 얼마전부터 내가 가끔 먹이주려 다가서면 꼬리치며 다가오기도 했었던 것 같다.

작업실 저 구석, 그에게 좀 더 많이 다가가고. 좀 더 많이 이야기도 건네고 그래야겠다.

여하간에 , 고맙다. 친구 . 살아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