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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ongjiyoon
작성일
2015-02-25 03:00
조회
289




어느날,
술취해 돌아온 어두운 방에서 나는 TV를 켜고 샤워를 하고 들어와
침대에 누워 천정을 바라본다.

세상과 유리된 유일한 공간.
나의 웃음과 흐느낌, 기쁨과 슬픔, 삶과 죽음.
보아왔던 것, 들어왔던 것, 말 해 왔던 것, 향기맡던 모든일들의 표본.
그리운 사람과 달콤한 자연의 향기와 새의 지저귐을 ............ 나는 기억한다.
사람과 만나고 나를 바라보는 그런 공간이 아니라
내가 나를 바라보고 세상을 향해 준비하는 공간.
내면의 별과 달이 뜨고, 그리고 수 많은 점들이 알알이 박혀서 나의 모습을
응시하고 내일의 나를 보여주는 또 다른 하나의 나.

날이 밝으면 네모난 나의 방은
하얀 출발의 여명으로
또 다시 바깥 세상으로
나의 등을 떠민다.



2003.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