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고인 작은 웅덩이에

비가 고인 작은 웅덩에
내 얼굴을 비춰보았다

거울안의 투명하던 나의 눈은
웅덩이의 잔여물에 가리워져
반쯤은 흐리고
또 반쯤은 호되게
일그러져 있었다

그 잔여물은 다른게 아니라

그 비가 오기전에
중얼이던 많은 말들과
가없이 방황하던 많은 발길의
오만방자한 흔적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