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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colorful

작성자
hongjiyoon
작성일
2015-02-25 15:33
조회
627
Life is colorful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맑고도 푸른 한 줌의 물
多 彩 人 生 憙 怒 哀 樂 靑 赤 黑 白 黃




갈증

어제 마신 빈 와인잔에 봄 바람결에 떨어진 빨간 앵두꼭지 하나
오늘 마실 빈 커피잔에 지난 여름 풀섶에서 나고 지던 노란 나비의 날개
내일 마실 빈 물잔에 작년 겨울 한낮, 흰 손등 위에 무심히 남겨진 파란 눈꽃 한 송이



비밀

손속의 손
발 속의 발
머리 속의 머리
가슴속의 가슴
꿈속의 꿈
그래, 그 붉디 붉은 꽃 속의 꽃
숨바꼭질 속의 숨바꼭질


하루, 까마득한 봄볕에

그 어디에도 너는 없다.
하늘 끝, 구름 저 너머에도 너는 없겠지.
혹시 민들레 꽃씨가 하염없이 떠다니던
봄날 하룻동안 잠시
내 곁을 유영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내가 까마득한 봄볕에 정신이 팔려 그만
곁에 머물던 너를 떠나 보냈던 건 아닌지



종이 배

오래되고 낡은 파란 지붕 위에
날아와 앉은
흰 종이 배
하나는 너로부터, 하나는 나로부터
그리고 또 하나는
그리운 저 하얀 바다의 찬 물결로부터



추억

똥그란 별 하나
노란 눈썹 달 하나
까만 하늘

그믐 밤
어제



.....................................................................................



너도

널 만날 수 있어서 참 좋아
나도.
넌 나를 행복하게 해.
너도.


All of my everything

별 빛
달 빛
눈 빛



진실

조그만 돌멩이, 흩어지는 먼지, 네가 걸어갔던 길
부유하는 바람, 햇빛과 달빛의 조각
그래, 빵 부스러기 또는 쌀 알갱이
너의 콧김, 또는 재채기
어제 보았던 환각



............................................................................................................................................




삶에 고하는 Message


나의 작업은 유희로부터 시작된다.
시를 짓는 것이다.
현상 너머의 현상, 꿈 너머의 꿈 사랑 너머의 사랑.
구름 너머의 구름, 꽃 너머의 꽃, 새 너머의 새, 사람 너머의 사람.
그 모든 것들이 하나라고 하는 사실이 우리의 눈에는 절대로 하나로 보이지 않는다.

하여 화가인 나는 그 모든 것에 가장 가까운 친숙한 형상을 빌어 결국에는 하나인 것을
환영으로 증명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섞이지 않는 것들을 섞으려 하는 것이다.
구름이 꽃으로, 꽃이 새로, 새가 사람으로, 사람이 사랑으로, 사랑이 꿈으로,
시가 글씨로 글씨가 그림으로 보이게 한다거나 또는 느끼게 한다거나.
그 반대이거나. 그 모두이거나.
때로는 거절하고도 싶은 존재와 부재, 교합과 부정교합에 대한 진실에 고하는 메세지를
수 없이 쓰고 또 쓰고 싶은 것이다.

이름하여 꿈꾸는 것이다. 꿈속에 나타난 꿈을 좇듯.
그림이라는 이름으로, 세상 모두이거나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이러한 변증의 작용이 낯설고 팽팽한 불화(不和)의 긴장으로 울림이 되고
이러한 모순이 바로 인생임을 말하고 당신과 내 삶의 에너지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