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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작성자
hongjiyoon
작성일
2015-02-25 15:23
조회
585
내 작은 정원에 놀러오세요.
두 다리를 곧추 세우고 문지방가에 가만히 앉아
한 손으로 당신의 얼굴을 닮은 동그라미를 그려요.
철 이른 잠자리 한 쌍은 다정하게 사랑을 하고
떠다니는 구름들 사이에서 실수로 떨어진 믿기지 않는 빗방울이 콧등에 내리죠.
그리고 햇빛에 반사되어 곧바로 동공으로 침입한 화려한 풀꽃들의 색잔치,
가끔씩 동네 어귀에서 들려오는 과일 장수의 목소리가 노래가 되어 단 침을 삼키게 되죠.

나는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고
그리고 마당을 겸한 작은 정원은 당신과 나의 여백이 되는 거에요.

동네가 내려다 보이는 작고 아담하지만 너른 그곳에서
늦더위 속 물장난을 칠 수도 있고
한 켠에 앉아 수박을 베어 먹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편히 누워 독서를 할 수도 있을 거에요.

우리가 그림이 되는 거에요 .
모두들 오세요. 그리고 함께 놀아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