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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장님께 20040811

작성자
hongjiyoon
작성일
2015-02-25 04:50
조회
529
관장님

늘 자리를 함께하면서도 그리고 제가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고 또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리는지 관장님께 충분히 말씀을 드리지 못했던 거 같아 죄송했어요.
그런 중에 부족하기만한 작은 저에게 먼저 힘이 되는 이야기를 건네주셔서
(단지 전시를 제의 해 주신 점 외에도요....)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모임에 대한 말씀을 드리는 김에 최근 저의생각들에 대해 수다를 좀 떨려구요.... ^^


최근 저는 영상작업과 컴퓨터작업등을 하고 해외전시에 참여 하면서요, 하나의 어떤 것은 밖에서 들여다보았을 때 그것의 실체를 볼 수 있다 라는 것과 시대의 흐름이 그런 것처럼 그림이 그림으로 끝나기 보다는 다른 그림 또는 다른 문화와 만났을 때 더 빛을 발할 수 있고 폭넓어 질수 있다 라는 것을 조금 명확히 느끼게 되었어요.
이미 미술은 서로의 경계를 넘어서 시각예술의 다양한 방법론을 통해서 움직이고 있는데 우리 동양화만이 특별한 그 어떤 걸로 따로국밥처럼 남아있는 것 같단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동양화가들은 유독 우리의 우물 맛만을 보며 고집하며 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다른 동네의 우물 맛을 맛봐야 우리 동네의 물맛이 어떤지 비교평가를 할 수 있고 더 좋은 지도 알 수 있을 텐데 말이죠.
동양화는 누구나가 공감하듯 그림으로서의 좋은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쉽게 많은 사람과 함께하기에는 난점을 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것이 지나친 긴장이나 진지함에서 나오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이것이 동양화가 쉽게 도약하지 못하는 데에 있어서의 큰 요인 중 하나인 것도 같구요.

이러한 이유에서 저는 힘을 좀 빼고 느슨하게 ...........

동양화를 동양화하는 사람들 안에서만 그릴 것이 아니라
외부의 사람들, 특히 저로서는 디자이너전반 전공자들 또는 현업자들과 함께 해 보기로 했어요.
이는 그들에게 동양화를 쉽게 접하게 하고 디자인 화하여 알리게 하는 것 외에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또 저와 제 작업에도 많은 공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지요.
요즘 저는 한동안 “디자인 정글 아카데미”(www.jungle.co.kr)라는 데에서 디자이너들에게 동양화를 가르치면서 일단은 저의 경제활동을 도모하고 또 작은 운동으로서 디자이너를 위한 쉬운 동양화그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좀 이상스럽게 들릴 수도 있는 “홍지윤의 퓨젼동양화”라고 이름으로 짓고 많은 사람들에게 현실적 동양화가 가능하단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동양화적 디자인 또는 디자인적 동양화를 통해 디자이너과 함께 동양화의 범위를 넓혀가려고 하며 이것이 하나의 문화 코드가 되기를 도모하고 있답니다.
여기에는 시각디자인과 학생을 비롯하여 현업 일러스트레이터 그리고 편집디자이너들이 대부분이고 그밖에 건축, 인테리어, 영상계통의 사람들이 강의에 참여하게 됩니다.
일전에 잠깐 말씀을 드린 것과 같이 디자인정글아카데미에서의 이 수업은 동양화와 그래픽을 함께 하게 되는 과정입니다.
주로 먹으로 그린 그림들을 컴퓨터에 옮겨서 먹의 내용과 이미지를 살리되 그래픽적으로 효용이 될 수 있는 그런 그림 또는 영상물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 간략하게나마 동양화의 정신과 미슬사 전반에 관한 이야기도 들어있구요........
(참고로 이 강의에 대한 내용은 제 홈페이지 www.hongjiyoon.com 팝업창을 클릭하시면 커리큘럼이 나옵니다.)
지난 1년남짓 그동안 “홍지윤의 퓨젼동양화”를 배웠던 수강생들의 작품이 결과를 보게 되어 9월에는 강남에서 전시도 하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그 전시를 마치는 대로 앞으로의 계획은 강의 커리를 가지고 교재를 만들 준비 중이기도 하구요.


관장님! 작업을 하고 이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낍니다.

다른 분야의 학생들은 동양화를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아우성대며 하루가 멀다 하구 들락거리면서 제 작업시간을 빼앗아 가며 이 더운 날 제 화실의 열기를 끝간 데 까지 올리구 있는데 과연 우리의 후배들은 또는 동양화작가들은 어디에서 열을 뿜고 있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그래서 제가 뭐 독립군이라고 그런 마음이 들 때면 괜히 후배들과 우리의 동양화에 대한 걱정이 앞서곤 했습니다.
우리의 좋은 것은 그들이 다 가져가고 우리는 뺏기고만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지요. 뭐 편을 가르자는게 아니라 함께 서로의 교류를 통해서 뭐든 발전할 수 있다는 견지에서의 의견이지요.


결국은 살아가는 일도 또 그림을 그리는 일도 즐거움을 느낄 때가 가장 살아가는 의의 또는 그림을 그리는 의의에 가깝지 않을까 합니다.
하여, 동양화전공자 또는 작가로서 결국 동양화적 미술표현이 어떤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사람들과 호흡하고 돈으로 효용 되어질 수 있고 다가가기 쉬운 동양화가 되어서 함께 즐기고 호흡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제 전시나 그들의 전시활동이 되었을 때에
결코 가볍고 쉬운 그 어떤 것 만으로서가 아니라 전통이 내제되어있되 현재시점과 함께 갈 수 있는 독특한 그 어떤 것이 되기를 작게나마 희망하고 있는 것이지요.^^

참으로 ...생각이란 것은.....
요즘 하고 있는 이러한 모든 생각들은 결국 제 작업으로 이어지게 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