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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편지 꽃 + 사인 2018

 

 

 

 

 

 

 

 

2018 hongjiyoon’s Solo Exhibition 별빛, 달빛, 눈빛 Soul beat Heart beat

2.1_2.25  에비뉴엘아트홀_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 6F
2.28_3.25  롯데갤러리 영등포점_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0F



별빛, 달빛, 눈빛 All my everything 

뒤돌아 눈을 감으면 감은 눈 너머 정경이 산다.
깜깜한 밤하늘에 흩뿌리듯 빛나는 별 별 별 별 별
정결한 어머니의 대지와 숲과 강을 비추는 빛나는 달
강렬하게 울고 웃는 광활한 꽃밭 위에 환히 빛나는 태양
그리고 너와 나의 빛나는 두 눈

별빛, 달빛, 눈빛, 나의 모든 것, 나의 사랑

 

poem _ 별빛 달빛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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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편지 2015

 

별들이 나에게 편지를 쓴다.

밤을 무기 삼아 숨죽인 채 타오르는 나무.

곁을 빛 삼아 나는 편지를 읽는다.

엉겨 피던 꽃송이들이 즐겁게 낙화하였다.

 

하루가 지나고 영원이 되었을 때

 

네가 영원히 떠나버리겠다고 했다.

그 말의 뒤를 다르던 발자국이 분분히 부스러졌다.

망측한 괴물과 놀던 꽃들은 부둥켜안고 괴물이 되었고

꽃과 놀던 괴물들은 제 본분을 잊고 꽃이 되어버렸다.

 

하루가 지나고 영원이 되었을 때

 

별들이 나에게 편지를 쓴다.

밤을 무기 삼아 숨죽이고 타오르는 나무.

나를 위해 남은 너는 영원이 되었고

너를 위해 떠난 나는 꽃을 잊었다

 

 

 

 

접시꽃들판에 서서

홍지윤

 

 

둥근 그대 얼굴 떠올릴 때마다

붉은 내 심장은 부풀어 올랐어요

 

푸른 하늘을 날면 그대를 만날까

푸른 바다를 헤엄치면 그대를 만날까

푸른 들판을 달려가면 그대를 만날까

 

 

둥근 접시꽃 들판을 떠올릴 때마다

붉게 달아오른 두 눈은 절로 감겼어요

 

그대를 다시 볼 수 없다면 날다 죽을까

그대를 다시 볼 수 없다면 헤엄치다 죽을까

그대를 다시 볼 수 없다면 달리다 죽을까

 

 

눈물범벅 한 없이 되 뇌일 때 마다

붉은 꽃송이 송이마다에 둥근 그대 얼굴이

붉기만 한 날 대신 해 그대가 왔어요

 

 

눈물범벅 한 없이 입을 맞출 때 마다

붉은 꽃송이 송이마다에 붉은 내 얼굴이

푸르른 그대가 다시 돌아왔어요.

 

 

움직이는 정원 2013

http://www.hongjiyoon.com/?p=445

 

홍지윤

 

느린 바람에 흔들리는 풀섶 사이, 새들이 짝을 찾아 쉼 없이 날고

늦게 피어난 백합화, 그 아래 풀벌레들이 그들의 먹이를 실어 나르고

지난 밤보다 더 무성한 담쟁이들이 굳센 발가락으로 잎사귀를 불려나가고

시든 넝쿨들을 제치고 자라나, 키가 큰 장미넝쿨이 다음 꽃의 만개를 예감하고

한낮, 혼란한 여정을 마친 도둑고양이가 늘어지게 누워 다음날의 행보를 준비하고

나는 새도 되고, 풀벌레도 되고, 담쟁이도 되고, 장미넝쿨도 되고, 도둑고양이도 되고

화가도 되었다가, 가수도 되었다가, 배우도 되었다가, 무희도 되었다가 다시 내가 되고

아름다운 음률이 정적이 되고, 정적이 음률이 되고, 음률이 정적이 되고, 정적이 음률이 되고

고단한 나는 아름다운 너와 놀고, 너는 나와 놀고, 나는 너와 놀고, 너는 나와 놀고, 나는 너와

놀고,

 

 

산책 2009

따뜻한 봄날에는 감춰뒀던 두 손바닥 가득 이슬비 한 두 방울을 받아내고

뜨거운 여름날엔 아무렇지도 않게 맨발로 시원한 소나기를 맞을 거에요.

그리고 적막한 밤,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는 대신 그대,

당신이 있는 곳까지 산책을 떠나갈 거에요

日記,

비가 이렇게 와도 커피 찌꺼기 같은 내 탄식을 들어 줄 한 사람

그대가 있으니 더군다나 한 줄기 노래가 있으니 참 다행이에요

한 사람 그대 때문에 한 줄기 노래 때문에

비와 탄식과 노래가 모두 섞이다가

남은 탄식만이 홀로 남아

시원한 눈물 같은 빗속 사이 사이로 촘촘히 돌아가요

아무 걱정 없이 한바탕.

 

 

인생은 아름다워 Life is beautiful 2008

시를 지어 그림으로 그리고 기록으로 남긴다. 꿈결 같은 인생, 인생은 아름답다.

 

 

꿈결 같은 인생

홍지윤

노래하는 푸른 하늘

노래하는 강 물결

노래하는 분홍 꽃잎

노래하는 마지막 잎새

흥에 겨운 한 때 꿈결 같은 인생

 

 

그녀, 아름다운 꽃

 

홍지윤

 

 

고운 흙 위에서 작은 그녀가 잠깐 낮잠을 자고 있었다.

지나가던 바람 한 자락이 바다를 구경하러 가려다

그 고운 자태에 눈이 멀어 그만 그녀를 깨워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녀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그녀를 소모하기 시작했다.

늦은 봄날저녁,

정원에 무더기로 피어난 무겁고 희고 탐스러운 그녀를 흔들자,

머리위로 어깨위로 그녀의 몸이 후두둑 떨어진다.

어찌된 일인지 종일 온 몸을 누르던 피곤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봄날이 지나 이제 막 화려 해 지기 시작한 그녀가

햇살 곁에 그늘을 드리워 얼굴을 간지럽힌다.

그렇게 비릿하던 마음도 늦봄 이른 오후의 햇살덕택에

그녀 덕택에 개운한 日光浴을 한다.

한여름,

속눈썹위로 쏟아지는 햇빛에 눈이 부신 채

작고 야물고 가실한 수많은 그녀들을 바라본다.

작고 작은 그녀들이 나에게 말을 건넨다.

나는 예전에도 살아왔고 지금도 살고 있고 또 이다음에도 살아 갈 거라고

다행히도 봉오리마다 꽃망울마다 짙은 향내가 들어있어서

앞으로 한참을 더 살아내야 할 그녀의 작은 몸이 조금 덜 힘겨워 보였다.

그녀는 그저 부드럽게 흐르던 물길위에서

봄이면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작고 작은 연두 빛 잎사귀 하나였다가

여름이 되어 그 크기가 커진 탐스런 한 송이 꽃 덩이가 되었다가

가을이 찾아오면 세상을 물들일 만큼 깊고 화려한 단풍나무 한 잎이 되어

다시 물길과 함께 흐르고 또 흘러

한겨울이 되어도 굳게 얼어붙은 심연에서조차

쉬지 않고 봄을 꿈꾸었던

한없이 물기어린 꽃 뿌리 하나였기 때문에.

 

 

 

 

 

 

雨 巷 (비내리는 골목길)

戴望舒 (대망서)

撑着油紙傘, 獨自 종이 우산을 받쳐들고 彷徨在悠長, 悠長 긴 긴 방황을 한다. 又寂寥的雨巷, 적막한 비오는 골목길을, 我希望逢着 만나기를 기대하며 一 丁香一樣地 라일락 같은 結着愁怨的姑娘 애수에 차 있는 그녀를

姐是有 그녀에게는 丁香一樣的顔色, 라일락 같은 빛깔과 丁香一樣的芬芳, 라일락 같은 향기와 丁香一樣的 우愁, 라일락 같은 우수가 在雨中哀怨, 빗속에서 원망하며 哀怨又彷 ; 애원은 또다시 방황한다. 彷徨在這寂寥的雨巷,

그녀는 비오는 골목을 방황한다 撑着油紙傘 종이 우산을 받쳐들고 象我一樣, 나처럼 象我一樣地 나와 같은 모습으로 默默行着, 아무 말 없이 다가온다 冷漠, 凄淸, 又楸脹

냉담하고, 처량하고, 슬퍼하며 寂默地走近 그녀는 말없이 걸어온다. 走近, 又投出 다가와서, 스쳐지나간다. 太息一般的眼光, 탄식과 같은 눈빛으로 飄過 그녀가 나부낀다 象夢一般地, 꿈같이 象夢一般地凄碗迷茫. 꿈결같이 구슬프고 아득하게 象夢中飄過 꿈속같이 나부끼며 一枝丁香地 한 떨기 라일락처럼 我身旁飄過這女郞; 나를 스쳐가는 저 여인 靜默地遠了, 遠了, 그녀는 말없이 멀어져 간다. 멀리, 到了頹 的 牆, 허물어지는 담벼락으로 走盡這雨巷. 비오는 골목길은 걸어간다. 在雨的哀曲里, 빗소리 속으로 消了 的顔色, 그녀의 빛깔은 사라지고 散了 的芬芳, 그녀의 향기는 흩어진다. 消散了, 甚至 的

흩어져 사라진다. 심지어 그녀까지 太息般的眼光, 한숨짓는 그녀의 눈빛, 丁香般的 愴. 라일락처럼 슬픈 모습으로 撑着油紙傘, 獨自 종이우산을 받쳐들고 彷徨在悠長, 悠長 끝없이 방황한다. 又寂寥的雨巷 적막한 골목길을 我希望飄過 그녀가 스쳐지나가기를 一 丁香一樣地 한 송이 라일락 같이 結着愁怨的姑娘. 우수에 찬 그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