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Blue Heart
07.22~08.28
화해의 바다 , 평화의 바다 : Incheon Art Platform Project
1.
푸른 심장 _ 그녀에게
Blue heart _ dedicate to her.
흔들리는 파도, 흔들리는 심장
무지개 빛 파도는 사실은 하늘 빛을 닮았지
진 붉은 꽃 동백으로 가득 채워진 푸른 심장
휘영 휘영 휘영 바다 위를 유영하는 꽃잎, 꽃잎, 꽃잎
파도와 심장과 하늘을 통째로 삼킨
불타던 해가 파랗게 고꾸라지던 그 자리
눈동자에 고여있던 연꽃, 그리고 꽃 잔디
모두 ‘풍덩’!
바다는 푸른 심장 하나만 ‘툭’ 토해냈지.
유연한 등허리를 가만히 흔들어 깨우면
천천히 음악처럼 내어주던 동백꽃 한 두 덩이
흔들리는 ‘심청(沈淸)’,’心靑’
흰구름 두둥실 흘러가는 하늘가에서
부드럽게 웃어주던 푸르른 네 영혼
2.
심 봉사의 딸, ‘심청’.
어려서 읽은 ‘심청전’, 심청의 이름의 한자표기는 ‘沈淸’이다.
그러나 나에게 ‘심청’은 마음’심(心)’에 푸를‘청(靑)’이다.
‘흰 날개 섬’ 이라는 이름을 가진 서해의 가장 북쪽 작은 섬,‘백령도 (白翎島).
백령도를 찾아가는 길은 생각보다 말도 못하게 고된 여정이었다.
반드시 항해에 합당한 좋은 날씨를 골라야 했고 출발부터 도착할 때까지 심하게 흔들리는
바다는, 배는, 가는 내내 난생처음 기나긴 멀미를 경험하게 했다.
그러는 사이사이, 잠시 잠깐, 작은 창문 밖으로 멀쩡히 파랗기만 한 바다를 원망스런 눈으로 내다보면서,
이 거친 바다를 잠재울 재물이 되어 바다에 뛰어든 그녀를 떠올렸다.
예술가의 낭만과 배 멀미로 인한 환각은 현실과 소설을 혼돈하게 했다.
마침내 도착한 섬은 비현실적으로 조용하고 거칠었다.
육지에서 보기 어려운 커다란 갈매기의 산란지라든가 그들이 낮은 자세로 느리게 논밭을 걷고,
나는 모습’,
나는 모습’,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바닷가 풍경, 그리고 무엇보다 신경 줄을 곤두서게 하는 군사경계선.
총과 칼의 비릿한 냄새 같은 것들이 극도의 평화와 극도의 긴장을 동시에 자아냈다.
그런 와중에 바다를 향한 낭떠러지에 면한 ‘심청각’한 켠에서 ‘인당수(印塘水)’를 보았다.
어두운 구름이 드문드문 드리운 저 너머에 북한이 있었다.
‘심청’과 ‘군사경계선’이라니 ……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 현실과 허구의 거친 결합이었다.
조용하고 거친 섬은 소설의 허구로부터 꺼내어 현실의 ‘심청’을 바라보게 했다.
무능한 장애자인 홀 아버지를 둔 꽃다운 그녀의 무엇이 이 거친 바다에 자신을 던지게 했으며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다시 살아나서도 아버지를 찾게 했나.
그녀는 무엇 때문에 살았나.
나는 희고 큰 새, 조용하고 거친 새, 갈매기의 흰 날개와도 같은 그 섬의 한편에서
한참 동안 푸른 ‘그녀’를 바라보았다.
3.
‘심청(沈淸)’은 지금도, 현실을 살아간다.
‘심청(心靑)’.
사나운 파도와도 같은 세상과의 끝이 나지 않는 조율을 그치지 않는 푸르른 영혼의 꽃다운 그녀.
이 세상 모든 ‘심청(心靑)’에게 나의 시와 나의 그림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