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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0월 13일
판형 : 46배판
컬러 : 4도
페이지 : 152 Page
ISBN : 89-90742-06-4
가격  : 13000원
정글프레스 펴냄

 

화선지 위의 시간

수묵으로 그린 그림과 시는 내 삶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지나간 시간의 숨겨왔던 속내의 일기이며 보내지
못한 편지들입니다.

먹과 붓과 화선지로 그림을 그린다는 건 신비롭습니다.
그것은 내 마음의 친구가 되어
천천히 부풀어 오르던 내 마음은 그들 속에서 하나가 됩니다.
모두가 돌아간 늦은 밤, 공원의 빈 의자처럼
나의 영혼이 혼자일 때
먹이 묻어있는 정갈한 붓과 부드러운 화선지는
잊고 지내온 것들을 하나 둘 씩 부추기며
나에게, 그리고 대상없는 누구에겐가 편지를 쓰게 했습니다.

붓에 먹을 묻히고 나면 수줍은 마음은 조심스럽게
속삭이듯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먹이 번지는 것과 같이 상상의 날개는 아주 느린 속도로 돋아나
어떤 날에는 창가에 지저귀는 새를 닮은 모습으로,
어떤날에는 춤을 추는 물방울의 모습으로,
어떤날에는 비밀스러운 로맨스를 닮은 모습으로
텅 비어있던 화선지위에서 자라납니다.

지나간 시절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
나의 수묵그림과 시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잠자고 있던 꿈과 희망들을
기억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03. 가을에 홍 지윤

목차

I. 한발을 더 디디면

어머니의 四十九祭
작업실 가는 길
그리움
기다림을 잊은 후에라야
담배
친구에게 전화하다.
미경
한발을 더 디디면
사랑

II. 잊고 지내는 것들

물-창문유리에 떨어진 빗방울
나무-Ⅰ세상이 잠든사이 나무들이 춤을추었다,
나무-Ⅱ그림옆에 나뭇가지와 나무
꽃-어느날 채송화싹을 얻다.
새-새그림자
사람-내안에 자라는 식물

III. 계절에 대한 사유

봄-내가먼저꽃소식을 전했다
여름-온 여름을 그리움의 시간으로 보냈습니다,
가을-가을날 아침
겨울-겨울하늘

IV. 내 긴 그림자가 머무는 곳

손톱을 자르다.
할말
슬픈 정서
비가 고인 작은 웅덩이에
생각한다. 그리고 바라본다.
水墨
나의 그림
지친 걸음이 마지막으로 닿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