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Bohemian Edition
The 13th solo exhibition
Photo Works
1001 ▶ 1007
Gallery Now Invitation, Seoul, South Korea
Episode1. – 여행 : Blowing in the wind
뜨거운 여름날 이름 모를 곳을 여행하고 있을 때에도 전시를 위해 동서분주 낯선 곳을 찾아 나설 때에도 그리고 가만히 창가에 앉아서 부서지는 햇살에 무지개 빛 날개를 한 눈부신 새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에도 나의 영혼은 바람 속 또 다른 어딘가를 맴돈다.
그대로 난 길이 아닌 아무도 모르는, 나조차도 몰랐던 길을 무심히 지나갈 때
자유, 방랑, 떠도는, 늘 움직이는,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영혼과 같은 단어들이 내 주위에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어떤 이상도 감상도 이성도 감성도 아닌 내 심장과 혈류를 따라 흐르는
그러한 것들.
Episode2. – 빛과 그리고 그림자 : ‘Bohemian edition’. :
잡히지 않는, 잡을 수도 없는, 나를 끊임없이 고독하게도 행복하게도 하는
보헤미안을 닮은 나의 영혼을 판박이 하여 나와 꼭 닮은 모습으로 남겨진 책처럼
잠시 붙잡아 두고 싶다.
그리고 잠깐의 시간, 잠시 멈춘 빛의 기록물인 사진의 속성에 대해 집중한다.
빛은 멈출 수가 없다. 내 영혼도 마찬가지. 그저 잠시 스쳐 지나갈 뿐.
빛의 기록물인 사진과 내 영혼의 그림자와 같은 기록물인 시와 글씨와 그림이 만난다.
떠돌던 길에서 마주친 물, 꽃, 풀, 정원, 아름다운 여인, 작은 새, 도시, 하늘을 담은 사진 위에
지필묵으로 그리고 쓰고 난 후 스캐닝을 하거나 사진으로 찍은 시와 글씨와 그림이 얹어져
또 다른 하나의 사진이 되었다.
쉼 없이 유유히 흐르던 다뉴브 강의 물결, 마음대로 자라난 풀숲과 사과나무와
꽃잎들이 무성한 친구의 다정한 정원, 아름다운 금발의 풍만한 여인, 무지개 빛 날개를 단 작은
새들, 소도시, 신비롭도록 푸른 하늘과 구름,
그러한 것들 위에서 나의 새들이 노래하고 춤을 추고 그들을 따라 내 영혼도 노래하고 춤을 춘다.
Episode1. – Travel: Blowing in the wind
When I travel in an unknown place on a hot summer day, or when I busy myself about to find a new place for exhibition, or when I sit by the window calmly and look at splendid birds with wings of rainbow color in a shattered sunlight, my spirit wanders somewhere in the wind.
When I pass through a road which is not made as it is and is unknown, not even known to me, I see words that can modify spirit like free, roaming, wondering, always moving, or unbound to anything start dancing around me. The things that flow through my heart and bloodstream, which are neither ideal nor sentimental and are neither rational nor emotional.
Episode2. – Light and Shadow: ‘Bohemian edition’:
I like to keep it for a while as a book that copies my bohemian spirit and remains with the figure exactly looking like me as it is not caught, cannot be grabbed, and restlessly makes me lonely or happy.
And for some time, I focus on the properties of photos, the records of the momentary halt of light.
Light cannot be discontinued. My spirit cannot, either. It just passes by in an instant.
A meeting is accomplished between the photos, the records of light, and the poems, writings, and pictures, the records of the shadow of my spirit.
New photos are made by drawing and writing with paper, pens, and ink on photos of water, flowers, grass, gardens, beautiful women, small birds, cities, and the sky taken on the roads while I was wondering and then scanning them, or adding to them the poems, writings, or pictures taken as photos.
My birds sing and dance, and my spirit does so, too, on such things like the stream of the Danube River flowing calmly without rest, my friend’s genial garden filled with the grass growing on their own, apple trees, and petals, glamorous blondes, small birds with rainbow color wings, small cities, and mysteriously blue sky and cloud.
Bohemian – 시를 읽다.
떠돌던 영혼의 울림 한 자락
가슴이 흔들리고 있을 때,
맴도는 바람으로부터
잊고 지내오던 우리의 약속이 들려온다.
가끔 아주 조금씩 작은 목소리로
사과나무에 걸려있는 달콤한 대기의 향기
비가 내린 후, 풀섶마다 꽃잎마다 방울 맺힌 그녀의 온기
강물 위에 동그랗게 춤추는 찬란한 햇살 그리고 별빛
거리마다 부유하는 소음과 흐르는 노래 한 소절
골목 안, 이름 가졌던 영혼들의 조용한 발자국
대게는 그러한 것들.
Bohemian – Reading a poem
Through the brimmed resonance of a roaming soul
When wavered the mind
There heard our long forgotten promise in a lower voice
From the whirling wind
By little and little, once and again
Sweet scent laid by on the branch of an apple tree
Her warmth fallen down on every grasses and every petals, after the raindrops
Dazzling daylight and starlight with round-dancing on the river
Rather a song flowing and noises floating in every way
And within the streets, the tranquil footsteps of souls that once had their own names
Almost all those
2008 홍지윤
Blowing in the wind
Bob Dylan
얼마나 많은 길을 걷고 걸어야,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하얀 비둘기는 얼마나 많은 바다를 거쳐서야, 모래 위에 평화로이 쉴 수 있을까.
포탄들은 또 얼마나 많이 떨어져야, 다시는 영영 전쟁이 깃들지 못하게 될까.
친구여, 그건 부는 바람이 알고 있겠지.
부는 바람만이 알고 있겠지.
어떤 세월이 흘러야 산은 씻겨 바다로 사라지게 될까.
얼마나 더 살아야, 그들은 자유로워 질까.
얼마나 더, 그는 그것들을 외면한 채, 못 본 척 하게 될까.
그것이 어떤지는 부는 바람이 알고 있겠지.
부는 바람만이 알고 있겠지.
얼마나 더 위를 올려다봐야, 하늘을 보게 될까.
얼마나 더 있어야,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들릴까.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갔음을 알게 되는 건 그리고 언제일까.
그건 친구여, 부는 바람만이 알고 있겠지
부는 바람만이 알고 있겠지.
Blowin’ In The Wind
– Bob Dylan
How many roads must a man walk down
Before you call him a man?
How many seas must the white dove sail
Before she sleeps in the sand?
Yes’n how many times must the cannon balls fly
Before they’re forever banned?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 in the wind.
The answer is blowin’ in the wind.
Yes’n how many years can a mountain exist
Before it is washed to the sea?
Yes’n how many years can some people exist
Before they’re allowed to be free?
Yes’n how many times can a man turn his head
And pretend that he just doesn’t see?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 in the wind.
The answer is blowin’ in the wind.
Yes’n how many times must a man look up
Before he can see the sky?
Yes’n how many ears must one man have
Before he can hear people cry?
Yes’n how many deaths will it take ’til he knows
That too many people have died?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 in the wind.
The answer is blowin’ in the wind.
Goddess in the garden, 200x140cm, C-print Mounted on Plexiglas, 2008
Bohemian iin the wind, 200x140cm, C-print Mounted on Plexiglas, 2008
Blowing in the wind-The Sea, 200x140cm, C-print Mounted on Plexiglas, 2008
Goddess in the garden, 200x140cm, C-print Mounted on Plexiglas, 2008
Goddess in the garden – Reading a poem, 200x140cm, C-print Mounted on Plexiglas, 2008
문화의 비빕밥-홍지윤의 퓨전 동양화
윤진섭(미술평론가)
Depiction of mixed culture on the Fusion-styled Oriental Painting
:Hongjiyoon’s Fusion Oriental Painting
Yoon Jin Sup (Art critic,
Vice president of the International Art Critic Association)
바야흐로 ‘퓨전’의 시대다. 음식도, 예술도, 문화도 여러 이질적인 요소들이 뒤섞여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것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말로 융합을 의미하는 ‘퓨전(fusion)’이란 현상은 이웃간의 경계가 분명하여 서로 왕래가 없던 시절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이 지배하는 현대에는 이러한 현상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지구촌 자체가 하루의 생활권에 들어와 있고, 이메일을 이용하면 하루에도 수십 번이나 소통하는 환경에서 자기 것만이 최고라고 고집하는 태도가 전혀 미덕일 수 없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We are now in the midst of the Fusion. Foods, art, and even cultures are just mingling with some different kinds of things which are never seen before. Phenomenon of fusion which would mean convergence was never found when the boundaries were fixed and there were no other interactions between them. However, these phenomena are becoming more and more unavoidable in the contemporary era dominated entirely by internet-based world. All over the globe, there is a living space of a day and we can reach to each other tens of times in a day via e-mail. In these circumstances, the attitude of sticking to one’s own view stubbornly cannot be a virtue anymore.
홍지윤이 소위 ‘퓨전 동양화’라는 것을 들고 나와 자신의 소명으로 삼은 지도 몇 년이 지났다. 그 작업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는가.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최근 북경 따산즈 798에 있는 컵갤러리에서 본 그의 작품에 대해 말해야겠다.
It has been several years since Hong brought her works as ‘the Fusion-styled Oriental Painting’ and adopt that her calling. Nowadays, what phase are the works getting into? Before going to those mentions, I should tell you a story of her recent works which had been exhibited at Cup gallery in the Tasants798.
방 두 개로 나누어진 컵갤러리 전시장은 비록 크진 않지만 그의 화려하기 그지없는 수묵화 대작들과 동영상 작품들로 인하여 꽉 찬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뭐랄까, 작품이 공간을 압도하고 있다고 말하는 편이 옳을 것 같다. 내가 보기에 그 작품들은 인근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의 페이스갤러리 개관기념전에 출품된 바스키아나 앤디 워홀, 중국의 왕광이 등의 작품보다 더 힘이 있어 보였다. 홍지윤은 거대한 크기의 한지에 노란 국화꽃을 크게 확대해서 화면에 꽉 차게 그리고 여백에는 시를 써넣었는데, 이 방식은 퓨전 동양화를 지향하는 그가 최근 몇 년간 심혈을 기울여 추구해 온 양식이다. 마찬가지로 무지개 바탕에 시와 그림을 병행하여 그린 그림들이 또한 출품되었는데, 이 작품들은 그 호방한 스케일에 못지않게 내용 또한 대범한 것이어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The Cup gallery divided into two halls was not that big much, however her paintings and media works with splendor and magnificence make that space filled up perfectly. It would be more right to say that Hong’s works overwhelmed the whole space. Those pieces, I think, seemed to be more powerful than the works of Basquiat, Andy Warhol, Wang Guang Yi which were exhibited at the opening ceremony of the Face gallery. Hong draws the yellow chrysanthemum much bigger magnified on the very large canvas and wrote the poem in the blank. This is the way of her doing to pursuing the Fusion-styled Oriental Painting for the last years. Likewise, there’s another pieces of drawing seen both poetry and images on the base of rainbow-painted canvas, these paintings captivated visitors’ eyes because of daring meaning of substances, as well as large-scaled features.
그러나 정작 내가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작품의 내용이 아니라, 그가 추구하는 정신에 관한 것이다. 그의 작품은 궁극적으로 어디에서 출발하고 있는가. 나는 문인화의 오랜 전통인 ‘시서화(詩書畵)’ 삼위일체 사상에서 그 뿌리를 찾고 싶다. 시와 글씨, 그림이 하나의 화면에서 만나는 이 동양화의 오랜 전통은 서양의 회화 전통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서양의 경우 문자의 등장은 20세기 초엽에 피카소가 ‘journal’을 암시하는 ‘jou’와 같은 특정의 단어를 기입한 것이 최초다. 동양과 서양의 서로 다른 뿌리에서 출발한 이 전통은 곰브리치가 ‘예술과 환영’에서 인정하고 있는 것처럼, 동양의 회화가 지닌 독자적인 풍미다. 홍지윤의 퓨전 동양화는 당연히 동양의 이 유구한 전통에 기대고 있다.
However, what I mean to say at this matter is not the contents of work itself, but the spirit of that she has pursued till now. Where is her work originated from. I would like to follow up the root from the thought of trinity in poetry, calligraphy and paintings which is a long tradition. The history of putting into those three things on one canvas cannot be found in western art history. In western, characters in a painting first appeared in the Picasso’s painting in the way of filling up the special word like ‘jou’ which may means ‘journal’. Like this, there is different history of paintings as Gombrich acknowledged it in the ‘Art and Illusion’. Hong’s the Fusion-styled Oriental Painting exactly comes from genealogy of the eastern culture.
방향이 정해진 이상 홍지윤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그녀의 작품세계는 마치 비빔밥과도 같다. 사발의 맨 밑바닥에 밥이 있고 그 위에 다양한 나물과 고명을 얹는다. 밥이 동양 혹은 한국의 정신이라면, 그 위에 얹는 나물이 동양의 것이 됐던 서양의 것이 됐던 무슨 상관이랴. 또 사진이면 어떻고 퍼포먼스면 어떠랴. 매체에 자유롭고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 다양한 이미지와 글씨, 사진이 한데 어울려 컴퓨터의 합성을 통해 중첩된다. 그것은 마치 각양각색의 금속품을 넣어 제련하는 용광로와도 같다. 그것이 바로 퓨전이 아닌가. 생활 속에서 발견한 사물의 모습에 대한 단상을 비롯하여 사랑에 관한 시, 새, 꽃, 여인의 아름다운 이미지, 독창적인 타이포그래피로 쓴 한글, 한문, 영자 등등 한데 어울려 독특한 분위기를 내뿜는다. 그것은 매우 화려한 세계다. 그리고 무엇보다 강하다. 시각적으로 강할 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강렬한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
Since she determined her own direction of her work, her work has got more and more clarified and distinguishable than before. Her work style can be said like Bibim Bab(Korea traditional rice cuisine with assorted mixture vegetables). Shortly, the rice is placed at the bottom of the bowl, and put various vegetables and garnishes onto the rice. If the rice is the spirit of the eastern or Korean cultures, what’s big deal with that the vegetables are from the East or from the West. Moreover, what if that could be pictures or performances. Hong cannot be contained from one media, so nothing can be an obstacle from her doing in all formalities. Many kinds of images, characters and photos are overlapped through computer-generated images. That’s like the furnace which smelt all the metal materials. That could be the fusion we usually think about. From the random thoughts found in our daily lives, poetry of love, birds, flowers, enchanted images of a woman, characters of Korean, Chinese and English written with creative typography etc., all of these stuffs harmonize with one another and give off a bit of astounding atmosphere. That is more powerful than anything else. That has not only influential characteristics on visual, but also some impactful appeal in subjects.
이 패셔너블한 세계가 바로 홍지윤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용광로처럼 뜨거운 열정과 삶에 대한 강한 긍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 강렬한 색채의 향연이 장차 더 큰 세계의 무대에 나갈 수 있는 출구를 열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This very fashionable life is what Hong has intended to show us. I wish her fervent enthusiasm and feast of these brilliant colors from the affirmative attitude of life would open up the door to the stages of the big, big world.
Bohemian Edition, Exhibition View, Gallery NOW, Seoul, Korea, 2008
Blowing in the wind, 120x80cm, C-print Mounted on Plexiglas, 2008
Blowing in the wind, 120x80cm, C-print Mounted on Plexiglas, 2008
Goddess in the garden – A Book, 120x80cm, C-print Mounted on Plexiglas, 2008
Goddess in the garden – A Book, 120x80cm, C-print Mounted on Plexiglas, 2008
Bohemian in the garden , 200x140cm, C-print Mounted on Plexiglas, 2008
Bohemian in the garden , 200x140cm, C-print Mounted on Plexiglas, 2008
The flower and the musician, 120x80cm, C-print Mounted on Plexiglas, 2008
The bird on the street, 120x80cm, C-print Mounted on Plexiglas, 2008
The rainbow flower on the sky each 120x80cm, C-print Mounted on Plexiglas,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