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트리엔날레 2002 9.17~10.12
TOIT de la Grand Arche – PARIS – La DEFENSE 프랑스
고백-세 겹의 휘장
confession-Triple curtain in my life
가끔 얼굴을 엎드려 세수를 하려고 눈을 감으면 나는 나만의 환타지를 본다.
컴컴한 어둠 속에서 어른거리는 반짝이는 형형색색의 불꽃들 그리고 하얗고 수많은 점들….
나에게 있어 그림은 하나의 이미지이다.
하나의 이미지가 마음속에 그려질 때까지, 숱한 삶의 자취와 생활의 단상들 그리고 나의
이성과 감정의 덩어리들은 끊임없이 나타났다가 또다시 그 자취를 남기고 사라진다.
이러한 혼돈과 반복은 나만의 사유를 그대로 풀어놓거나 정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때때로 나조차도 가늠할 수 없는 내 이미지의 단서들이다.
아마 이러한 신비로움 때문에 수많은 고통을 감수하고라도 뭔가를 만들어 낸다는 착각에 빠져 그림 그리는 일을 해 가는 것 같다.
확신할 수 없는 수많은 것들, 어느 순간의 결론에 확신한 후 돌아서면 다시 그것이 아니었던 수많은 포기의 순간들….
심할 정도로 철학적이거나 감성에 가깝다고 여겨지는 이 사실이 얼마나 삶의 모습과 유사한 것인지….나는 생각한다.
가혹한 이러한 순간이 거듭 될수록 나는 더 깊이 내 안으로만 들어와 있었고 그 곳에서의 나는 처음에 사람들이 보고 즐거워 할 수 있거나 나만의 의식 체계를 설명하려 했던 바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살다 보면 가끔 어느 정점에서 삶의 끝자락과 만나게 된다.
나는 나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그것과 만났다.
장례를 지내면서, 불교 사원의 커다란 방안에서 죽음 이후 새롭게 태어날 그녀와 존재의 부재로 인한 혼란스러운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그러다……… 천장에 수놓인 찬란한 단청 꽃들을 보았다.
꽃은 원래 홀로 아름답고자 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을 통해 주위의 아름다움을 드러나게 하는 존재이다. 여기에 덧붙여, 부처님께 바쳐진 꽃은 단순한 장식으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새롭게 태어남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했다.
내 그림에서의 두 번째 휘장, 현재의 커튼에 그려 넣은 꽃들은 또 다른 내 삶을 위한 일종의 매개체이며 이로 인한 삶의 또 다른 일면으로서의 희망이다.
나에게 그림이란 무엇인가.
나는 그림을 통해 언제나 새롭게 태어나고 싶었다.
그려진 하나의 어떤 이미지를 보면서 그 때까지의 나와 나의 궤적을 더듬으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통찰하고 가늠 해 보고자 했다.
지나온 내 삶의 흔적, 감성과 이성의 끝, 이들 양면의 극단에서 끊임없는 저울질을 반복하는 지금의 나, 그리고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내가 될 또 다른 나의 모습…
이 안에는 나의 모든 것이 살아 꿈틀대고 있으며, 지겨운 반복과 생활의 나른함을 견뎌 낸 최대한의 힘의 잔재가 내 심신의 표피 또는, 껍질이 되어 녹아 있다.
나는 내 그림 안에서 연극을 하는 배우이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라는 3막의 휘장을 열고 닫아 가면서 말이다.
연극은 개인의 삶이 그런 것처럼 성공과 실패라는 양면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Confession – Triple curtains in my life
Sometimes when I put my head down and close my eyes to wash my face, I see fantasies of my own creation. They are all colorful and stylish lights that lurk and glitter in the dark with numerous white dots…
For me, a picture is an image.
Until an image is drawn in my heart, numerous traces and phases of my life and lumps of my emotions and reason show up ceaselessly and then disappear, leaving traces of their own. Such confusion and repetition are clues of my images that even I cannot control sometimes, as they are shown while I unfasten the streams of my thoughts or travel through them.
Such mystery, which leads me into an illusion that I am creating something, to my idea, is what keeps me going on, painting, despite all pains.
So many things I cannot have confidence in and so many moments of giving up when I had assured myself with some point of conclusion but had to find out again that I had been wrong….
How close these facts, which may seem too philosophical or too close to
emotions, are to the appearances of life….I think to myself.
More and more often these cruel moments have repeated and I sank more deeply into myself and seemed to be a step back from what people thought pleasant or from that which has tried to explain my consciousness.
In the course of life, we come across the end of life, having reached some peaks. I encountered a peak when my mother died.
At her funeral, in a large room in a Buddhist temple, I prayed for her rebirth and the peace of my heart that was quite confused due to her absence.
……….It was then……. I saw the splendid colored flowers on the
ceiling.
Flowers are not beautiful beings alone but they reveal the beauty of the
surroundings. Additionally, the flowers that were dedicated to the Buddha
were not merely decorations but also had meaning as a rebirth.
The flowers that I drew in the second curtain of my drawing, that is, in the current one, are a sort of mediatorfor another life and another aspect of hope for a new life.
What does painting mean to me?
I always wanted to be born again through painting. Looking at a drawn
image, I wanted to observe and inspect myself and my traces of life till
that moment and to see through the present and into the future.
My signs of the past, the ends of reason and emotion, my present self that keeps on comparing the two extremes and my future self that I cannot imagine now.
Inside this, everything that I have is alive and is moving actively and the remnants of my maximum power that has endured the tedious repetition and languidness of life are melted within, and has become the cuticle or the skin of my heart and body.
I am an actor playing inside my own works.
I play as I open and close the curtains of ACT 3, the past, the present, and the future. Plays have dual features, success and failure, like an
individual’s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