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5.1~5.7 덕원 갤러리 서울
– 홍익대학교동양화과88학번10주년기념展
흙을 밟다Ⅰ
내게 있어 “흙을 밟다”는
가공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의 의미 그 자체 위에서 내가 서서 앞으로 나아가거나
아니면 뒤로 물러서거나,
그 위에서 나긋한 시인의 시 구절처럼 그대로 즈려 밟거나
또는 움켜쥔 뜨거운 흙이여-라는 거센 음절을 가진 노랫말처럼 소름끼칠 강렬함을 안고 …
겅중겅중 뛰어 보거나 의 의미를 갖는다.
나는 흙을 밟다 에 연루된, 늘어놓은 이러한 말들을
마음속에 들어 차 있어서 보여지지 않는 그 문장들을
눈으로 보여지게 그려보면서 그 의미들을 밟아 보기로 했다.
흙을 밟다Ⅱ
어느 겨울날 흰 눈 위에서 검은 밤하늘에 흩어지던 수많은 불꽃들을 보았다.
그것들이 기억났다…..
자연 자체인 그것에 인간이 형식을 부여하여 만들어 낸 놀이 중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과학적인 그러나 또는 그래서, 아름다운…..
이율배반일 수밖에 없는
가공된 자연성을 가진 불꽃놀이의 순간을 그려보고 싶어졌다.
차가운 물로 뜨거운 불을 그려 놓고 보니
그것은 결국 내 스스로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이율배반이었다.
그것을 인정하면서
또한 그것을 그려 낸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내 방식으로 내 안의 불꽃놀이를 한다.
………그 안에서 흙을 밟고 내 마음도 다져 밟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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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학번10주년기념전 홍 지 윤